간담회 비공개·선정기준 불투명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선정 잡음
문화재청 진정성 있는 해법 기대

▲ 현숙희 무용가 전 영산대 초빙교수

얼마전 무용계 최대 평론가 단체인 한국춤 비평가협회에서 포럼을 통한 무용계의 다양한 현안 중 유럽과 아시아권 5개년간 창작 경향을 살펴본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5년간 무용계의 경향은 다원화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현대무용·전통춤·발레라는 장르 구분이 희미해지고 퍼포먼스 형태나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커뮤니티 댄스가 많아지고 있다 한다. 장르가 해체되고 재구성되어 통합적이고 총체적 요소를 겸비한 춤적 무대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 해외교류의 자유화ㆍ여가사회의 도래ㆍ지원정책의 확대등 춤 인프라의 개선을 꼽았다.

독립 무용가들의 적극적 활동과 창작을 통해 춤꾼들의 위상 또한 많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에 반해 한편으로는 국·공립 무용단은 성과 면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도 곁들여졌다.

그러나 평론가들의 포럼에서 나타난 분석의 결과와는 달리 필자의 견해로 분석한다면 현재 울산시립무용단 창작활동의 지표는 최고의 관심과 활동진행 중임을 말하고 싶다.

한편 현재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에 의한 전통무용 공연의 위상은 어떠한가.

김승국(노원문화예술 회관장)에 따르면 공연예술시장에 있어서 전통춤 공연이 관객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공연 예술 장르가 아니어서 유료로 기대하기가 어려워 무료 공연이 대부분이라 한다.

공연장에 가보면 살풀이·승무·태평무·검무 등으로 이어지는 나열식 프로그램으로 공연 내용 선택에 무척 까다로워진 관객을 사로잡기가 거리가 먼 현실이라는 것이다.

해방 후 한국 전통춤의 전승을 이끄는 동력 중 가장 큰 동력은 ‘무형문화재 예능종목 지정과 예능 보유자 인정 제도’라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전승의 단절위기에 처해졌던 우리 전통춤이 무형문화재 제도로 전승기반이 구축되었다는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정된 종목 외 수십종의 전통춤은 선점한 종목들의 거센 견제로 말미암아 전승기반을 갖지 못하고 단절과 멸실의 위기에 처하기도 한 것이다.

무형 문화재제도가 한국 전통춤의 발전에 끼친 순기능도 있지만 오히려 역기능도 함께 한 사실을 무시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무용계는 4년전 벌어졌던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인정문제로 다시금 들끓고 있다.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을 둘러싸고 문화재청과 마찰을 겪고 있는것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26일 오후 3시 고궁박물관에서 무형문화재위원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교수들의 선정 기준이 투명하지 않고 간담회가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무용계에 논란을 지피고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승무, 살풀이, 태평무 예능보유자 인정조사 절차를 재개함에 따라 시작된 무용계의 반란 움직임은 뜨거운 감자다.

언제까지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선정기준과 절차 때문에 잡음이 계속될 것인가의 문제는 무용계로서는 중요한 숙제이다.

무엇보다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최종 심사하고 결정하는 무형문화재 위원들의 역할이 그 어느때 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문화재청과 무형문화재위원회의 판단, 그리고 무용계의 비판을 문화재청이 어떠한 진정성 있는 해법 제시로 극복할 것인가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무용계의 이슈가 되는 일은 타 장르에는 관심밖 사항이다. 그것 역시 답답한 현실이다.

문화재청 앞에서 벌어지는 무용가의 1인 시위는 전통춤 보존을 위한 무용가의 양심적 저항인가, 투자한 시간·돈·명예를 위한 보상적 행위인가….

문득 전통춤의 한 계보를 이으려고 수없이 오랜 세월 서울을 오가며 생활을 엮어 보내는 한무용가의 지친 얼굴이 떠 오른다.

지방 무용가들의 계보 타기와 행보 역시 흔들리고 있음에랴…. 현숙희 무용가 전 영산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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