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을 벼른 리턴매치, 더이상 무승부는 없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숙적일본을 상대로 아테네를 향한 화력시범을 펼친다.

 지난 7월23일 도쿄에서 열린 1차 평가전에서 1-1로 아쉬운 무승부에 그쳤던 태극전사들의 극일(克日) 전선 선봉에는 맏형 최태욱(22.안양)과 코엘류호 황태자 조재진(22.광주)이 선다.

 김호곤 감독은 오른쪽 측면의 최태욱에서 중앙의 투톱 또는 원톱으로 나설 조재진으로 이어지는 발끝에 승부수를 띄웠다.

 최태욱은 일본 수비의 측면 공간을 쉴새없이 파고들며 찬스를 만들어주고 여의치 않을 경우 1차 평가전에서 보여준 캐넌 슛으로 직접 골문을 두드린다는 전략이다.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톱 체제를 가동할 경우 조재진의 파트너로는 새로 발탁된 비밀병기 남궁도(21.전북)가 나선다.

 185cm의 신장으로 제공권에도 일가견이 있는 남궁도는 고공 플레이로 조재진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직접 한방을 날릴 능력도 보유한 미완의 대기.

 김 감독은 『오랫동안 유심히 지켜본 재목이다.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며 들락거리는 조재진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로 최전방의 한축을 맡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만일 남궁도가 통하지 않을 경우 「조커」로 「패트리어트」 정조국(19.안양)을 언제든 출격 대기시킨다는 복안이다.

 전술 변화에 따라 1차전에서 중앙 플레이메이커로 나왔던 김두현(21.수원)은 왼쪽 측면으로 옮겨가고 대신 중앙의 공수조율은 김정우(21.울산)가 맡는다.

 수비라인은 자책골 징크스를 털어내겠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는 버팀목 조병국(22.수원)을 축으로 좌우에 조성환(21.수원)과 박용호(22.안양)가 포진한다.

 그러나 3-5-2 투톱 시스템이 먹혀들지 않을 경우 기본 전술인 3-4-3 원톱 체제로 승부를 걸 수도 있다고 김 감독은 단서를 달았다.

 이 경우 중앙 조재진, 오른쪽 최태욱에다 왼쪽 날개에는 최성국(20.울산) 또는 전재운(22.울산)이 출격한다.

 김호곤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에 뽑힌 K리그 유망주들이 비록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매주 계속되는 K리그 강행군 속에 풍부한 실전경험을 쌓은 상태라어떤 형태의 전술을 쓰든 충분히 소화해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올림픽 태극전사들은 1차전에서 야마모토 마사쿠니 일본 감독과 일본축구협회가 드러낸 공한증(恐韓症)을 이번에는 확실히 현실로 입증해 보이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타도 한국」을 외치며 원정길에 나선 일본의 저항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차세대 기수 오쿠보 요시토(21.세레소 오사카)를 필두로 만능플레이메이커 마쓰이 다이수케(22.교토 퍼플상가) 등 정예멤버가 고스란히 포진했고여기다 1차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대형 공격수 다카마쓰 다이키(22.오이타) 등 새로운 실탄까지 장착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올림픽축구팀 전적에서 3승1무2패로 앞서고 있지만 99년이후에는 1무2패로 오히려 열세다.

  더구나 한국은 형님 대표팀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02한일월드컵 독일과의 준결승 이후 A매치 5연패의 수모를 당하고 있고 코엘류호는 무득점을 기록하는 「상암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태극전사 아우들은 이번 기회에 일본에 대한 확실한 우위와 상암징크스 탈출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고 태풍 피해로 시름에 빠져있는 전국에 화끈한 골 소식을 전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