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어스필드 6번째 도전서
무실점 역투로 징크스 깨
평균자책점 1.74→1.66로

▲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3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2019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3회에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류현진은 0대0으로 맞선 7회 말 페드로 바에스에게 배턴을 넘겨 승리는 기록하지 못하고 팀 승리의 발판을 놓는 데 만족해야 했다. 연합뉴스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의 위용을 떨쳤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줬을 뿐 실점 없이 시즌 21번째 출격을 성공리에 마쳤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74에서 1.66으로 낮아졌다. 류현진은 올해 빅리그에서 유일한 평균자책점 1점대 투수다.

해발고도 1600m 고지에 자리한 쿠어스필드에선 공기 저항이 적은 탓에 장타가 쏟아져 ‘타자들의 천국’이자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뛰어난 투수들도 공기부터 다른 이곳에만 오면 고전하기 일쑤였다.

류현진도 예외가 아니어서 2013년 빅리그 데뷔 이래 쿠어스필드에서 5번 등판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9.15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올해 6월29일 통산 5번째 등판에서도 4이닝 동안 홈런 3방과 안타 9개를 맞고 7실점 해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두 번째 쿠어스필드 등정을 앞두고 류현진이 이번에도 험난한 로키산맥에서 헤매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류현진이 내세우는 독보적인 평균자책점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1.27에 불과하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쿠어스필드 첫 등판 후 1.83으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류현진은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쿠어스필드에서 잘 던진 적도 있었다”며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고, 실제 180도 바뀐 역투로 쿠어스필드에서 첫 무실점 투구에 성공했다.

콜로라도 마운드에 삼진을 무더기로 헌납한 타선 탓에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쿠어스필드 징크스를 깬 것만으로도 류현진은 큰 소득을 얻었다.

류현진은 눈부신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오히려 더 낮추며 동양인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캘리포니아 지역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에 따르면 류현진은 경기 후 “쿠어스필드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이닝을 막는 데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선발 투수라는 생각을 지웠다”며 “그저 마운드에 올라 이닝을 안전하게 막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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