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동씨(52·울산시 남구 야음1동)는 86년 12월 원창에 입사해 근무하다 5년전에 명예퇴직한 뒤 이 회사 사내협력업체에 입사해 근무해오고 있다. 직업병으로 판정받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본다.

-처음 어떤 증세가 나타났는가.

 "원래 눈이 좋았는데 폐드럼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많이 마시다 보니 눈이 나빠졌다. 지난해 1월 시내 안과에 가서 수술을 받고 많이 좋아졌으나 4월 중순께부터는 배가 아프고 가슴도 답답하고 눈물도 많이 났다. 5월 부산대학병원에서 진료한 결과 간기능이 극히 나빠져 있었다. 이 때문에 마취도 안한 상태에서 눈수술을 3번이나 받았다. 현재 오른쪽 눈은 전혀 안보이고 왼쪽 눈은 시력이 크게 떨어져 글씨가 잘 안보인다"

-어떤 작업을 했는가.

 "지정폐기물이 들어있는 드럼을 선별해 뚜껑을 열고 액체를 탱크로리로 빨아내는 작업을 했다. 드럼에는 보통 지독한 냄새가 나는 물질이 들어있다. 드럼 뚜껑을 열면 압력 때문에 뚜껑이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 눈에 자극을 많이 받았다. 이 일을 10년동안 해왔다"

-회사는 어떻게 했는가.

"지난 8월 회사 관계자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치료비 400만원을 주겠다고 해놓고 나중에 월급에서 뺀다고 했다. 또 산재로 처리해주고 산재인정이 안되면 보상해주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도장도 찍어주지 않았으며 수많은 서류는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다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어쨌든 이번 조사에서 직업병으로 판정받게돼 다행이다. 다른 작업장 근로자들도 건강에 유의하길 바란다. 제대한 아들이 오는 3월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데 학비조달 방안이 없어 막막하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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