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기억 한 잎 울컥 흘러내려요
한평생 쓰고 남은 연지통 같은 꽃껍질
어머니 거지반 녹은 뼛골마다 붉게 필

 

▲ 김정수 시조시인

제주에만 자생하는 섬 상사화의 붉노란 빛. 손때 묻은 연지 통을 만지작거리며 누군가를 떠올린다.

어머니라는 단어만큼 아련한 말은 없는 것 같다. 색다른 음식이나 사물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어머니, 내 어머니. 못 다 쓰고 남기고 간 연지 앞에서 시인의 마음은 푸른 대 위 바람꽃이 돼 흔들린다.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기에 그리움이 본능처럼 피어난다. 그 끝을 도무지 헤아릴 수 없어 마지막 구절의 마침표는 독자의 몫으로 남긴 것 일까.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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