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울산을 알리는 ‘이야기’의 힘

태화강·가지산·석남사 등에 담긴
민담과 전설로 지역 이해력 높이고
울산의 풍광 그려낸 문학작품으로
산업도시의 색다른 매력 즐길 기회

울산은 지난 반세기 동안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산업도시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었으며, 오늘날 세계적인 친환경 생태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외부에서 바라보는 울산은 여전히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이 현실이다. 울산에 산, 강, 바다를 비롯한 수려한 자연경관과 빼어난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문화유산은 과거 인류가 남겨놓은 유·무형의 문화적 자산이다. 문화유산을 제대로 알고, 보존하여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과제이기도 하다. 문화유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울산의 문화유산 이야기꽃을 피우다>(2014)는 유형의 문화재와 민담이나 전설과 같은 무형의 문화유산을 연결하여 스토리텔링화 한 결과물이다. 시민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23가지 테마로 엮었다.

‘바위에 남은 선사인들의 염원과 갈문왕의 사랑’이라는 선사와 고대의 이야기에서 ‘신화벽화마을과 장생포구’의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울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가지산, 석남사를 품다’에서는 빼어난 자연경관인 가지산의 모습과 함께 쌀바위, 세이지와 세이곡 등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그리고 향산리와 지내리의 고인돌, 석남사의 문화재 등을 소개하고 있다.

울산의 상징, 태화강은 ‘태화강을 거슬러 올라, 역사를 거슬러 올라’에서 태화사, 용금소와 황용연, 백양사, 태화사지 십이지상 사리탑, 창춘오와 내오산을 소개하고, 배리끝과 선바위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묶었다. ‘바다에 맞서 싸운 그들-바다를 장악하라, 바라를 지켜라!’를 읽고 있으면 화봉동에서 무룡로를 따라 강동 한 바퀴를 돌아 답사를 하고 온 기분이 든다. 문화유산 여행 코스로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잘 아는 것 같지만 읽다 보면 또 새로움을 느끼게 되고, 우리가 사는 울산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이해하게 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와 함께 만나는 울산의 깊은 풍경>(2013)에서는 울산의 매력적인 공간과 장소의 의미를 노래한 시 작품과 다양한 예술적 성과를 소개하여 울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문학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시인의 눈을 거치면 익숙한 풍경도 새로운 발견의 대상이자 매혹적인 공간으로 거듭난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울산에도 탁월한 작품을 선보이는 시인이 많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울산의 자연과 문화와 역사에 대해 노래하면서 울산의 깊이를 헤아려왔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 울산을 시적인 공간으로 빛나게 하고 있다.

▲ 이경희 울발연 울산학연구센터 연구원

우리는 작고 보잘 것 없거나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장소에서도 깊이를 발견한다. 그 장소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조사하고 널리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열여섯 곳을 선정하였다. 주요 대상이 된 여덟 곳(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선바위와 십리대숲, 개운포와 처용암과 망해사, 박제상 유적, 장생포, 주전과 정자 바닷가, 울기등대와 대왕암공원)은 울산을 대표할 만하며 관련된 시가 충분한 곳들이다. 여러 편의 시와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그 장소에 관련된 자연과 문화와 역사의 깊이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매력이 넘치는데도 관련된 시가 많지 않은 여덟 곳은 ‘작지만 깊은 풍경’을 통해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 권의 책에 담기에는 매력적인 공간들과 이야기들이 울산에는 너무 많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울산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를 통해 울산의 색다른 매력에 빠질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 이경희 울발연 울산학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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