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인 부경대의 울산이전이 무산됐다. 부경대측은 지난 20일 "장기 발전전략의 하나로 추진했던 "캠퍼스 울산이전 논의"가 사실상 백지화 됐다"고 밝혔다. 이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부경대 교수들로, 이들이 총장과 울산시장이 협의한 사안에 반대해 대학이전 논의 자체를 백지화 시켰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이로서 부경대의 울산이전 문제는 부경대 구성원과 110만 울산시민 모두에게 생체기만 남긴 채 원점으로 돌려졌다. 아울러 박맹우 울산시장의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공약했던 국립대 울산유치의 첫 시도가 실패로 일단락 됨에 따라 모든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부경대 울산이전이 백지화와 관련, 당장 부닥치는 선결과제는 대학유치 사업을 앞으로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박맹우 시장이 "경북대, 해양대 등 그동안 관심을 가져온 여타 국립대 등과 접촉을 계속해 시민 숙원해결에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부경대 문제에서 보듯이 그게 그렇게 단순하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데 고민이 있다.

 더구나 대학유치 문제가 전체 대학이전 등 윈-윈 전략차원이 아닌 대학분교 설치 정도의 수준에서 추진했을 때 당초 대학유치 목적과 다소 거리가 있어 사업 자체가 실패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수없이 제기된 지역의 유능한 학생들의 역외 유출을 막을 수 없어 울산시의 입장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국립대 울산유치 사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울산의 처지이다. "지역 교육환경에 획기적 개선을 기대했던 희망이 무산돼 안타깝다"고 해서 중도 포기할 경우 그간에 쏟아온 노력이 너무나 아깝다. 따라서 부경대 유치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면밀하게 분석, 여타 대학들과의 접촉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명심할 것은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속에서 이전 여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울산시와 부경대간에 부지 100만평 알선, 1천500억원의 학교발전기금 제공 등 파격적 조건이 오갔음에도 이전이 거부당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무튼 이번 실패가 너무 좌절할 일은 아니라고 보며, 보다 심기일전해 울산시의 숙원사업을 푸는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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