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이 17일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 경선은 노무현(盧武鉉) 정동영(鄭東泳) 후보간 2파전으로 압축됐지만 지금까지 13개 시도별 경선 결과 누적득표 1위인 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지명될 것이 확실시된다.

 득표 3위인 정동영 후보는 경선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오는 20일 부산경선 결과에 따라 실제 경선 지속 여부가 주목된다.

 이 고문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발표」를 통해 『새천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하는 꿈을 접기로 했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저는 앞으로우리당의 발전과 중도개혁 노선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헌신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인제 고문이 대선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앞으로 대선정국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경선 및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한 정계개편 가능성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속에 일단 노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경선후보간 양강구도로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무소속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중이고, 정몽준(鄭夢準)의원도 월드컵대회 이후 대선 행보를 본격 개시할 예정이어서 최종 대선구도는 3파전 이상의 다자구도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인제 고문은 13개 시도 경선 결과 노 후보에게 1천512표 차로 뒤져 있는 데다남은 부산.경기.서울 지역 경선에서도 역전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측 대변인인 전용학(田溶鶴) 의원은 이 고문의 향후 거취와 관련, 『자곡동 자택에 머물면서 여러 구상을 하게 될 것이나 탈당이나 외유 등의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이 고문의 사퇴에 대해 『정권재창출에 당과 함께 하리라는 것이 모든당원의 소망일 것』이라며 『지나친 공방과 감정적 갈등을 빚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한국정치가 올바르게 발전하도록 손잡고 협력해나가기 위해 나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후보는 『국민은 정정당당한 승부를 원하며 정동영은 이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李洛淵) 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고문의 사퇴는 안타깝고 유감스럽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정과 의지를 갖고 경선에 임해온 이 고문의 고뇌에 찬 결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이 고문이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더욱 기여해 주기를 바라며 당은 국민 경선을 끝까지 아름답게 진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밝혔다.

 이 고문의 후보사퇴로 인해 그가 지금까지 경선에서 얻은 8천190표(40.7%)는 무효처리됐으며 노 후보는 9천702표(48.2%), 정 후보는 2천240표(11.1%)를 각각 얻고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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