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 대립각 佛 ‘국제위기’ 규정에
입장 전환…“유럽 나무 심는데나 써라”

▲ 27일(한국시간) 브라질 마투그로수주 카나라나의 아마존 정글에서 한 남성이 산불이 난 지역을 분주히 돌아다니며 주변을 살피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마존 열대우림을 뒤덮은 대형 산불이 기세를 더해가는데도 브라질 정부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의 진화 지원 제안을 거부했다.

27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국정을 총괄하는 오닉스 로렌조니 정무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을 통해 “(지원 제안은) 고맙지만, 그런 자금은 유럽에 다시 나무를 심는 데 쓰는 것이 더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7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즉각 2000만달러(242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를 거부한 것이다.

이 돈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끼고 있는 브라질과 주변 국가들에 화재 진압용 항공기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었다.

당초 브라질 정부는 G7의 지원 제안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 이후 입장을 바꿔 지원을 거부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로렌조니 장관은 오히려 G7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와 관련한 논의를 주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자신의 집과 식민지들”이나 챙기라며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그는 “마크롱은 세계 문화유산인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예측 가능했던 화재조차 피하지 못했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에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기후변화, 환경보호 문제와 관련해 대립각을 세워왔으며, 이런 갈등은 마크롱 대통령이 아마존 산불을 국제적 위기로 규정하고 G7 정상회의 의제로 채택하면서 더욱 고조됐다.

이를 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식민주의적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고 브라질을 “식민지나 무인지대”처럼 취급한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의 지원금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사이에도 아마존 산불은 95만㏊(9500㎢) 규모로 번지면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공식 통계상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브라질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8만626건으로 2013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아마존 유역에서 발생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이달 24~25일 이틀에만 1113건의 산불이 추가로 났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혼도니아주 일대의 산불 발생 현장에서 거대한 불의 벽이 숲을 불태우면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페르난두 아제베두 이 시우바 국방부 장관은 26일 “상황이 통제 불능이라는 건 약간 과장됐다”면서 “상황이 단순하지 않지만 잘 제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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