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獨 대중교통 친환경 가속 페달

▲ 빈프리드 슈미츠 트라픽 언론홍보부장이 프랑크프루트시의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장기 프로젝트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환경문제와 화석연료에너지 고갈 등의 문제로 세계 에너지산업 구조는 친환경에너지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중에서도 수소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다. 우리 정부는 올해 초 수소경제로드맵을 발표하고, 향후 국내 수소경제를 이끌 선도도시로 울산을 지목했다.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량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미 수소차와 연료전지 등 풍부한 수소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1억4000만 배럴의 액체화물 저장시설과 12만㎥의 압축가스 저장시설을 가진 울산은 수소의 생산과 저장에 특화돼 있다. 이에 울산시는 지난 2월 ‘2030 울산 세계최고 수소도시’를 목표로 한 비전 선포식을 가지고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수소자동차를 비롯한 관련 기술의 개발 및 적용, 보급 등 수소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수소산업 선도국으로 불리는 독일의 경우 10여년 전부터 정부 주도로 차근차근 수소경제를 준비해 왔다. 정부와 더불어 연구기관과 산업계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참여해 수소산업 생태계를 점진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수소경제로의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본보는 울산이 향후 세계최고 수소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한발 앞서 수소경제를 경험한 독일의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市 소속 교통회사 ‘트라픽’ 주도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프로젝트
370여대 버스 친환경차 전환 추진
2300억가량의 예산 마련이 관건
연방정부·EU 양쪽 지원금 활용
내년 봄부터 본격 시험운행 돌입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도 과제

◇프랑크프루트를 달리는 수소·전기버스

본보 취재진이 지난 7월15일(현지시각) 방문한 독일의 교통회사 트라픽(traffiQ)은 프랑크프루트시 소속으로 시의 전반적인 대중교통을 담당하고 곳이다. 트라픽은 프랑크프루트시의 버스와 트램 등 대중교통의 실질적인 운영부터 장기적인 정책과 운영방안 등을 총괄한다.

트라픽은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장기 프로젝트를 최종 수립했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프랑크프루트 시내에 운행되는 모든 버스를 친환경에너지를 이용하는 버스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트라픽은 1년여간 수소버스와 전기버스에 비중을 두고 총 5가지의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트라픽은 현재 운행되는 370여대의 버스를 수소버스와 전기버스 각각 50%씩의 비중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트라픽 교통정책 담당 슈라이버씨는 “에너지별 주행거리를 조사한 결과 하루 주행거리가 200㎞ 미만일 경우에는 전기버스가, 200㎞가 넘어갈 경우 수소버스가 경제성과 안전성 등 모든 면에서 이상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며 “특히 수소버스와 전기버스 비중을 절반씩 교환할 경우 주행거리상 기존에 운행되던 버스 370대를 추가적인 증가없이 1대1 교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용 수소 연료전지와 전기 밧데리 두가지 기술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수소와 전기 등 두가지 에너지기술의 발전현황을 보고 시기별로 보급비율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독일 헤센주에 처음으로 도입된 수소버스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다름슈타트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다. 헤센주 최대 도시인 프랑크프루트는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수소·전기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단계별 전환에 따른 예산확보가 관건

프랑크프루트시가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시내버스의 수소·전기버스 전환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나 예산이다.

트라픽은 프랑크프루트시의 시내버스를 모두 수소·전기버스로 교체하는데 총 1억7000만유로(23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에서 버스교체 지원금이 나오지만 총 비용의 20% 가량은 시 차원에서 부담해야 한다.

이에 트라픽은 독일 연방정부와 유럽연합(EU)의 지원금을 받는 투트랙 전략으로 수소·전기버스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트라픽에 따르면 현재 헤센주에서는 프랑크프루트(3대)를 비롯해 비스바덴(4대), 마인츠(4대) 등 3개 도시가 공동으로 총 11대의 수소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는 친환경에너지 버스교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최소 신청단위가 10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또 이와 함께 연방정부를 통해 올 하반기에 22대의 수소버스를 추가로 신청할 예정이다.

◇수소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함께 조성돼야

프랑크프루트는 독일 헤센주 내에서도 수소버스 도입을 선도적으로 추진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실질적인 수소버스의 운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라픽의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4월에 EU의 지원금을 받아 신청한 수소버스 3대가 도착, 프랑크프루트 시내에서 운행이 시작됐어야 한다. 하지만 수소버스를 공급하기로 한 제조회사의 사정상 보급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트라픽은 내년 봄부터 수소버스의 시험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라픽 빈프리드 슈미츠 언론홍보부장은 “현재 독일에서 수소버스를 공급하는 제조회사가 많지 않다. 아직 수소버스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며 “독일의 지원정책이 전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제조사 또한 수소버스 보다는 지원사업이 많은 전기차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헤센주 내에서는 프랑크프루트 인근에 위치한 다름슈타트에서 2대의 수소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헤센주 내에서 처음으로 운행된 이 수소버스는 현재 오전과 오후 특정시간에만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직 수소버스의 지속적인 운행을 위한 수소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슈미츠 부장은 “독일에서 가장 먼저 수소버스가 운행된 곳은 함부르크다. 함부르크에서는 10년 전에 프로토 타입의 수소버스를 운영했으나, 지원사업 기간이 끝나면서 운행을 그만뒀다. 아직 활성화되기는 힘들다는 판단에서다”며 “즉, 수소버스가 원활히 운행되기 위해서는 제조회사 참여를 위한 일정 시장규모를 확보하고, 외곽이 아닌 시내 중심부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관련 인프라 조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사진=김도현기자 gulbee09@ksilbo.co.kr

(이 지면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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