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바삐 오가는 횡단보도 귀퉁이에
할머니와 푸성귀 몇 줌 정물화로 앉아있다
더께 진 석비레 손등의 도두친 삶이 붉다

 

▲ 김정수 시조시인

모닥모닥 푸성귀를 끌어앉고 길모퉁이 차지하신 할머니. 갈대 마른 꽃잎을 머리에 인 채 나른한 오후를 소리없이 보내신다.

정물화 속 박제 된 존재처럼 오두커니 앉아있다.

한무리 다가오는 행인들 인기척에 슬며시 연동하는 할머니의 두 손등. 순간 드러나는 붉디 붉은 삶의 흔적, 정지 된 화면의 빗장을 풀다.    김정수 시조시인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