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가축 일시이동중지명령
인천·강원 등 중점관리지 확대
첫 감염 확인된 파주농가와
2~4차간 차량 역학관계 확인
일부선 차량에 의한 확산 추정

▲ 24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된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돼지들을 살처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북부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 17일 이후 4건 연달아 발생하고 인천 강화에서 1건의 의심사례가 나오면서 ASF가 국내 확산 단계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초 발생지인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 농가와 이후 2~4차 발생한 다른 농가들 사이에서 차량 역학관계가 속속 드러나 주목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24일 정오부터 48시간 동안 전국에 가축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기존 경기 북부의 6개 시·군으로 제한됐던 돼지열병 중점관리지역도 경기도와 인천, 강원도 등 3개 광역자치단체 전체로 확장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차 연천, 3차 김포, 4차 파주 발생 농장은 첫 발생지인 파주 농장과 차량 역학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차량은 사료 차량, 분뇨 차량, 도축장 출입 차량 등 여러 종류가 있다”고 말했다.

‘차량 역학’이란 같은 차량이 서로 다른 농장을 방문했을 때, 해당 농장들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를 가리킨다.

그러나 이런 직접적인 역학 관계 말고도 시설이 중간에 끼어 있는 간접 역학관계도 있다. 예를 들어, 발생 농가를 들른 차량이 특정 시설을 방문하고, 이 시설을 방문한 다른 차량이 다른 농가를 방문했을 때도 역학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발생 농가 사이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차량이 이번 ASF 확산의 열쇠가 아니냐는 추정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러나 “차량 역학을 파악할 때는 (잠복기를 고려해) 3주 이전까지 조사한다”면서도 “차량 때문에 ASF가 퍼졌다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속단을 우려했다.

ASF가 어떤 경로로든 한강과 10㎞ 방역대를 뚫고 김포까지 번지고, 파주에서 또다시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경기 북부를 넘어서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발생 농가와 차량 역학 관계를 따져보면 경기 북부 지역 외에도 경북 등 남부 지방 시설까지 걸리기 때문이다. 발생 농가를 방문했던 차량이 남부 지방의 시설까지 직·간접적으로 이미 다녀갔다는 의미다.

물론 당장 이들 시설은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3차 김포 농가처럼 음성 판정을 받아놓고 며칠 뒤 발병한 사례가 나오면서 계속 안심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방역 당국은 일단 기존 경기 북부 접경 지역을 ‘방어선’으로 삼아 타지역 확산을 무조건 막아내겠다는 각오다.

한편, ASF 확진 판정을 받은 3차 김포 농장과 4차 파주 농장 모두 어미돼지가 유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관련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유산은 일반 돼지열병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돼지열병에서도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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