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산업도 제조산업의 한축 차지
자동차 도시-IoT 기술 접목 염두
4차 산업혁명 중심기술 울산으로

▲ 김성열 울산과학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요즘 사람들에게 아날로그(Analog)·디지털(Digital)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체화된 용어는 그 의미를 깊게 생각하지 않고도 일상에서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20여 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그렇지 않다. 인터넷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이 조성되어가고 있던 그 때 신세기통신이라는 이동통신사는 ‘100% 디지털’이라는 키워드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디지털로 바뀌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다. 더불어 디지털의 의미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다양한 기술의 발전을 거쳐 디지털은 사람들의 일상에 자리 잡았고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의 등장은 사람들에게 삶의 하나가 되었다. 이렇게 인간의 삶을 둘러싼 아날로그와 인간이 만들어 낸 디지털은 공존해 가고 있다. 디지털은 아날로그의 단점을 극복시켜 주어 산업과 생활 전반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했을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전에 없었던 산업으로 발전하였다. 디지털이 아날로그 세상으로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대부분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잘 디자인 되고, 공급되어진 부품들도 인간의 손을 거쳐 최종의 모습을 찾게 된다. 하지만 로봇과 3D프린팅 기술은 ‘디지털-인간-아날로그’라는 구조를 ‘디지털-아날로그’로 바꾸게 될 것이다. 오래 전에 등장한 개념이자 상상으로 그렸던 꿈의 기술이지만 IoT기술의 발달에 따라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일상의 표현이 되었지만 진행 중인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에 이 두 기술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디지털 시스템을 이용하여 설계된 건물을 3D프린터로 출력해 내고, VR/AR시스템으로 설계한 자동차를 로봇이 조립한다.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 되는 구조는 빠른 속도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IoT기술의 기반이 될 5G 통신의 확산과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지금은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쇼핑하고 구매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공산품은 물론이고 식료품까지도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라는 개념이 등장할 때 기존의 상거래구조인 ‘생산자-도매상-소매상-소비자’의 구조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상거래구조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소매상, 도매상의 개념은 재정립 됐다. 요즘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과 마켓들도 온라인 쇼핑몰로 급속히 재편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고급 상품 판매망과 단단한 유통망을 가진 구조들도 변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는 ‘생산자-소비자’의 구조가 일반화 되어가는 부분도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구조도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되는 형태로 재정립될 것이다.

최근 울산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울산형 일자리 창출 로드맵’ 발표가 그것이다. 친환경 자동차 플랫폼, 유통·관광·마이스(MICE) 산업, 석유화학 산업에 2조1143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먹거리 산업 육성과 주력산업 고도화, 고부가 가치화로 4000여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울산의 발전과 재도약을 위한 시장님과 공무원들의 지속적이고도 많은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친환경 자동차플랫폼에서 940개 일자리, 남은 두 부분에서 35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산업수도 울산의 핵심은 제조업이라고 한다. 제조의 구조가 변화되는 세상에서 그 중심이 되는 로봇 산업은 제조 산업의 한축이다. 스마트팩토리도 무관하지 않다. 다른 시도에 양보해야 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제4차 산업혁명의 중심 기술 분야를 울산의 산업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인구 752만명의 중국 창춘시 대표단이 자매도시인 울산에 방문했다. 창춘시는 중국 제1자동차 공장이 있는 곳이며 IoT중심의 스마트 도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도시라고 전한다. 제1의 자동차 도시와 IoT기술의 접목이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성열 울산과학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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