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대중보다 한 발자국 먼저 나가야…盧 서거, 우리시대 예수사건"

▲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4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세 정상의 만남에 대해 "한반도 통일을 위한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10·4 남북정상선언 12주년 기념 특별강좌-유시민이 묻고 도올이 답하다'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에 대해 "세계사적 흐름에서 볼 때 억압받았던 민중이 촛불로 만들어놓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완전히 이단아다. 미국 역사에서 미국이 가장 원하지 않으면서 가장 원하는 이상한 인물"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과 관련해선 "일종의 신세대"라며 "김일성과 비슷한 이미지를 갖고 간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와 단절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 세 사람이 모이기가 힘든 찬스가 왔는데, 우리가 생각을 바꾸고 이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냐"며 "통일로 인해 생기는 이득이나 자기들 삶에 모든 조건이 개선된다는 것을 모르는 건 천치·바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대중하고 같이만 나간다면 정치가 되지 않는다. 무리가 있더라도 항상 한 발자국 먼저 나가라"고 조언하며 "문 대통령이 그런 리스크를 강행할 수 있을 만큼 국민이 믿음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겐 "정신 차려서 빨리 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서 노벨상이라도 받을 생각을 해라", "두 번 다신 이처럼 남북문제에 올인하는 문 대통령 같은 사람을 못 만난다"는 조언을 각각 건넸다.

    남북통일 문제와 관련, "고조선 문명의 재등장을 의미하므로 주변에서 공포스러워 하는 것"이라며 "이럴 때 남북이 도망가서 애를 낳으면 된다. 세계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많은 사람이 애를 낳고 결국 부모님 인정을 받듯이 전 세계가 우리 민족의 앞길을 축복해줄 날이 반드시 온다"고 말했다.

    또 "서로 체제를 인정하고 남북이 주체적으로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며 "황당할 수 있지만 한 달 내로 BTS(방탄소년단) 공연을 (평양) 능라도에서 하면 전 세계에서 젊은이들이 15만명이 올 것이다. 얼마든지 노력하고 지혜를 짜면 주어진 여건 속에서 생겨날 틈이 있단 것"이라고도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한편으로는 이렇게 했다가 자유한국당이 폭동을 일으킬 것 같다. 국민 여론이 뒷받침해줄까, 김 위원장이 파격적 선택을 받아들일까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하자, 김 교수는 "우리가 너무 이념에 짓눌려서 과도하게 소극적이고 비주체적인 게 아니었나 하는 반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4 남북정상선언에 대해선 "그냥 선언이 아닌 구체적인 실천 강령이 다 들어 있는 남북문제의 반야심경"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04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당시 청와대의 연락을 받고 찾아가 대화를 나눴던 일화를 전하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역사의 모든 잘못과 아픔을 느끼면서 가겠다'고 한 것으로 우리 시대의 예수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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