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재단이 18일 이사회를 열고 설립자인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만료까지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이수동 전 상임이사의 구속과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부이사장의 친구인 김성환씨의 거액 차명계좌를 둘러싼 의혹 등재단 관계인사들이 잇따라 의혹이나 구설수 대상에 오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단측은 그러나 실질적인 활동중단의 이유로 재단이 정치공방의 대상이 되면서 후원금이 거의 끊겨 직원 월급조차 줄 수 없게 악화된 재정난을 들었다.

 아태재단은 지난 94년 김 대통령이 정계에 복귀하기 전 남북통일, 아시아민주화등에 대한 연구·학술활동을 위해 세운 학술재단이었지만, 한편으론 김 대통령의 95년 국민회의 창당을 통한 정계복귀의 발판이 됐다.

 재단은 또 97년 대선때는 김 대통령 당선에 후방기지 역할을 하는 등 학술외에 정치적 "싱크탱크" 역할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설립 뒤 김 대통령이 맡아온 이사장직은 정권교체후인 98년 2월 이문영 경기대 석좌교수, 99년 12월 오기평 세종재단 이사장으로 넘어갔다가 2000년 11월부터 공석상태다.

 대신 김홍업씨가 부이사장으로 사실상 재단을 이끌어 왔으며 남궁진 문화관광장관, 최재승 국회 문광위원장, 설훈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최위원장은 후원회장도 겸하고 있다.

 또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이강래 의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전 의원 등이 창립멤버이고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는 재단 사무총장을 지냈다.

 최근 대지 394평에 지상 5층, 지하 3층으로 신축된 재단 건물은 야당시절 김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감시하던 사찰 가옥 2채 등을 사들여 지었으며 그동안 야당측으로부터 건축자금 출처에 대한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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