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출 사회부 기자

‘울산 특수교육 위태롭게 하는 울산교육청 조직개편안 반대’ ‘특수교육 조직 축소 반대한다’ ‘장애학생 교육권 외면하는 조직 개편안 반대’. 지난 10일 오전 울산시교육청 앞 계단에 장애인부모회 부모들과 관계자들이 검은 옷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울산시교육청의 특수교육을 축소하는 조직개편안을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교육청은 본청 인력의 10%를 줄여 강남·강북지원청이나 직속기관에 배치해 학교현장 지원중심의 업무를 수행할 유기적 조직 체계 구축을 위해 조직개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직개편안 가운데 특수교육 업무와 관련해 본청 특수교육팀이 유아교육팀과 통합하고, 강남지원청과 강북지원청에 유아·특수교육과를 신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자 장애인학부모들이 교육청 본청의 특수교육영역 축소에 따른 특수교육 정책의 컨트롤타워 부재가 예상된다며 반발한 것이다. 장애인부모회는 나아가 특수교육과를 따로 설립해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확대해 실질적인 통합교육을 운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조직개편안을 전해들은 장애인부모회는 노옥희 울산시교육감과 면담까지 진행한 바 있지만 이날 검은 옷 차림으로 피켓을 들고 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당시 노옥희 교육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장애인부모회와의 면담을 알리며 “늘 의견을 반영하려 함께하려고 하지만 생각만큼 되지 않는다.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마냥 고맙고, 늘 함께 가야 할 동반자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감과 면담까지 한 장애인부모회가 교육청 앞에서 집회까지 벌이면서 특수교육과를 신설해 달라고 한 것에 대해 시교육청은 장애인부모회의 깊은 고민이 담긴 주장을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수교육은 사회적 책무다. 학습권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보장돼 있고, 장애인 교육환경의 보완은 인식 개선을 바탕으로 이뤄질 때 그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면담 이후 장애인부모회가 집회를 연 뒤에는 노옥희 교육감은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여전히 소통과 민감성의 문제인 것 같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돌아보는 기회로 삼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바라는 것에 대해 소통과 협력으로 시교육청이 답해야 할 때다.

김봉출 사회부 기자 kbc78@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