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Taehwa river Eco Art Festival)는 2007년 시작됐다.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개최돼 올해로 13년째다. 국제적인 예술행사로는 울산 최초이자 최장 기록을 세우고 있다. 국제미술행사를 격년으로 열리는 비엔날레가 아니라 매년 개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해마다 외국 작가들이 5~6명씩 참여하고 있는데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국내 작가들 치고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를 다녀가지 않은 작가가 없다. 첫해에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을 수상한 재미한국인 강익중씨가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설치미술의 1세대 김구림, 독일 ZKM 수상작가 육근병,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해외전시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최정화를 비롯해 지난 12년동안 1000여명의 작가들이 울산 태화강에 그들의 작품을 내놓았다.

올해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18일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27일까지 10일간 펼쳐진다. 장소를 남구 삼호동 철새공원으로 옮겼다. 태화강국가정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더해주기 위해 개최 시기를 선포행사와 맞추었으나 정원조성에 밀려 태화강대공원에서 열리던 예년과 달리 강건너 삼호동 철새공원으로 장소를 바꾼 것이다. 새로 조성 중인 인도교가 완료되지 않는 바람에 접근성이 떨어져 국가정원 선포행사에 참여한 관람객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게다가 국가정원 선포행사의 주무대인 태화강대공원에 고양이, 연필 등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되면서 혼돈을 초래할까 걱정이다.

올해 국제설치미술제는 각별하다. 울산시의회의 당초예산 삭감으로 국제설치미술제를 개최하지 못할 위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추경에서 어렵게 확보했으나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예산으로 규모를 더 키워야 하는 부담감을 갖게 된 것이다. 백종옥 예술감독은 “실험적이면서도 친근감을 주는 작품, 태화강의 규모에 걸맞은 큰 작품을 보여주고자 애썼다”고 말했다. 전시작품은 36점이다. 울산대학교 학생을 포함하면 참여작가는 100여명에 이른다.

설치미술은 특정전시를 위해 현장성을 감안해 제작 설치했다가 전시기간이 끝나면 철수하는 작품을 말한다. 하지만 무게감이나 조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소작품도 함께 전시하는 것이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의 특징이다. 설치미술제와 야외조각전의 장점을 두루 갖춘 것이다. 그럼에도 설치미술제이니만큼 작품의 완성은 관람객에 달렸다. 주변 환경과 관람객들이 작품과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설치미술제는 그 사명을 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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