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 중 독감 예방 접종 필요
접종시기만 의사와 반드시 상의
대상포진 접종은 치료중엔 금지

▲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이제 본격적으로 독감 예방접종 시기가 돌아왔다. 필자와 같은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의무적으로 독감백신을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의료진이 독감에 걸리면 면연력이 약한 환자들에게 독감을 쉽게 전염시킬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매년 빠짐없이 필자도 독감백신을 병원에서 맞고 있다.

예방접종은 평생에 한번 또는 수 년 주기로 맞는 게 일반적이다. 이와 달리 독감백신은 해마다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 이유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종을 잘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2월 독감 바이러스 4종 가운데 그 해 가을과 겨울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A형 2종과 B형 1종을 발표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약회사에서 매년 새롭게 독감백신을 만들게 된다.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감기가 예방되는 건 아니다. 독감은 일반 감기와 달리 고열이 나고 오한, 두통, 근육통과 함께 기침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독감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서 기침이나 재치기 할 때 대기로 분출되는 침, 콧물에 포함된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되므로 독감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 만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는 대개 11월에서 그 다음해 4월까지이며 예방접종을 받으면 2주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6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되므로 지금부터 11월까지가 예방 접종의 최적기라 할 수 있다.

한편, 매년 이맘 때만 되면 진료실에서 암 환자 그리고 보호자들과 독감 예방접종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 상의하게 된다. 흔히 궁금해 하는 점은 “항암 치료 중인데 독감 예방접종은 해도 괜찮은가”이다. 혹, 독감 예방접종을 해서 부작용이 생기는 건 아닌 지 걱정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걱정과는 달리 항암 치료 중 독감 예방접종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안전하며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다만,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항암치료 중 언제 맞는 것이 적절한가이다. 왜냐하면, 항암제 대부분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경우가 흔해서 독감 예방접종을 하더라고 예방 효과가 제대로 나지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암치료 주기에 따라 일반적 권장 사항이 있긴 하지만 환자별로 치료 중인 약제의 특성과 건강 상태에 따라 개별적으로 달리하는 것이 적절하다. 예를 들면, 골수 및 면역 기능 억제가 심하지 않은 약제로 치료 중인 경우는 항암 치료 당일을 포함하여 언제든 편한 시기에 접종을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골수 및 면역 기능이 심하게 억제되는 항암제로 치료 중인 경우는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1~2 주 항암치료 시기를 늦춰야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예방 접종 효과가 제대로 날 수 있는 때를 담당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해도 되는 지 궁금해 하는 암 환자와 보호자들이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약독화 생백신이라 항암치료 중에는 금기에 해당된다. 암 환자에서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가능한 시기는 계획된 항암 치료가 모두 끝나고 3개월 후를 추천한다. 매년 맞아야 하는 독감 예방접종과는 달리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1회만 권장하고 있다.

건강한 성인도 독감에 걸리면 한 3주 정도는 고생한다. 가능한 모든 분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길 추천하는 이유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영유아는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폐렴 등 심각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꼭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다행히도 이에 해당되는 65세 이상 어르신들, 12세 미만 어린이 그리고 임산부들은 보건소 또는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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