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태화강국가정원 선포행사가 열렸다. 정부가 태화강 대공원을 우리나라의 두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했음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행사다. 국가정원이니 만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아니라면 산림청장이라도 참석해 선포행사를 국가행사로 격상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는 빗나갔지만 주말동안 태화강을 찾은 방문객 숫자는 예상을 넘어섰다. 울산시는 지난 주말동안 태화강국가정원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의 숫자가 32만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울산사람이든 외지 사람이든 30만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아름다운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은 충분히 가치로운 일이다.

하지만 태화강국가정원 선포는 울산산업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일 뿐이다. 많은 돈을 들여 일시적으로 꾸며놓은 정원을 관람하게 하거나 대중적 인기가 많은 가수들의 공연으로 관중을 불러들이는 것은 한번으로 족하다. 소음과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은 태화강의 정체성이나 국가정원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번 선포행사를 통해 우리는 태화강에서만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을 외지 관람객들의 가슴에 심어주었는지를 되짚어보아야 한다. 많은 예산을 들인 태화강국가정원 선포행사의 효과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타날 수 있을지가 그것에 달렸기 때문이다.

중후장대한 제조업에 기반을 두고 급성장해온 울산이 성장정체의 국면에서 태화강국가정원을 통해 관광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만났다. 흔히들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제 기업의 성장을 통한 발전과는 그 궤도가 사뭇 다른 관광산업으로 새로운 성장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제조업이 동맥·정맥이라면 관광산업은 실핏줄과 같다. 실핏줄이 하나하나 살아나면 손끝·발끝까지 활력이 생기고 오감이 살아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굳이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관광객들의 욕구를 좇아가는 정책을 펴다보면 절로 정주여건이 향상되므로 시민들의 만족도도 함께 높아진다. 관광도시가 곧 살기좋은 도시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우선은 이번 선포행사장을 찾은 관광객 가운데 외지 관광객이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하고 그들의 만족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 관광산업의 성공은 그들의 재방문에 달린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재방문하고 싶은 곳이라면 새로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재방문객들은 태화강국가정원 뿐 아니라 다른 관광지도 방문하고 싶어할 것이고, 체류형 관광으로 한단계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