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철새공원 새 문화 명소 탄생 예고

▲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올해 장소 옮겨 개최하고
사흘이나 비바람 부는 등
부담 안고 진행했지만
작가·관람객들 반응 좋아

테마·기능·소재·연출 집중
자연 고려한 설치미술 보강
지금부터 내년 행사 준비 등
미술인·전문가들 조언도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에서 열흘간 열린 2019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가 모두 마무리됐다.

올해 TEAF(10월18~27일)는 기존의 공간(국가정원 태화지구)을 벗어나 새로운 장소(국가정원 삼호지구)에서 개최됐고, 전시기간 중 사흘이나 비바람이 치는 등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진행됐다.

하지만 참여작가와 관람객 대부분이 긍정적 반응을 쏟아내면서 주최측의 우려는 기우로 바뀔수 있었다. 울산지역 미술인과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은 수차례씩 현장을 방문, 철새공원이 TEAF로 인해 향후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TEAF의 지속발전을 위해 다양한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주한경 서양화가는 “철새공원은 산책의 공간이다. 동선따라 작품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좋은 관람환경이 더 빛을 발하도록 테마, 기능, 소재, 연출에 좀더 신경을 기울였으면 한다. 13년을 이어 온 울산대표 국제미술행사 타이틀에 맞게 행사의 규모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27일까지 일정으로 울산시 남구 삼호동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시민들이 전시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현숙희 무용가는 “땅, 물, 공기, 대숲, 바람 등 태화강국가정원만의 자연환경에 부합하는 작품이 더 보강되기를 바란다. 설치미술 취지를 실현하려면 작가들이 좀더 적극성을 키워야 할 것 같다. 퍼포먼스처럼 ‘살아 숨쉬는 설치미술’이 더 어우러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인균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장은 “장소만 바꾸지말고 전시내용과 스케일도 쇄신의 전환기를 맞아야 한다. 내년부터 태화강국가정원에서는 사계절 대표축제가 이어진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TEAF가 태화강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대변하는 대표행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27일까지 일정으로 울산시 남구 삼호동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시민들이 전시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윤은숙 (사)울산민미협 회장은 “전국유일 단일 설치미술제인 TEAF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야외전시를 선보여왔다. 대중성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설치미술’인만큼 태화강 환경과 더 어우러진 작품이 선보여야 한다. 어느 곳에 두어도 괜찮은 작품이라면, 굳이 설치미술제에 갖다놓을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미술이 가진 사회적 기능, 공공미술 역할에 관심이 높다. 설치미술제의 발전을 기원하는 지역예술계와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승훈 울산시 문화정책 보좌관은 “올 한해 준비과정과 전시회 폐막까지 애정을 갖고 지켜봤다.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발전가능성은 상당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설치미술제는 일반전시와 다르다. 변화무쌍한 야외에서 작가 본인, 주최측, 관람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설치미술이 완성되려면 현장파악 및 작품구상, 제작에 들이는 시간이 더 넉넉해야 한다. 올해 행사가 폐막하면 곧바로 내년 행사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27일까지 일정으로 울산시 남구 삼호동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시민들이 전시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또 “세미나, 체험, 공모 등 설치미술을 알리는 장치와 행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따라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어 “1년 내내 운영되는 운영체계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지역문예계와 연계해 상존 자문위원회라도 운영해 차후 선임될 감독과 참여작가군에 조언하도록 최소한의 기구를 만들어 두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예산확충문제를 당장에 해결할 수 없다면 우선에 작가 수를 줄이고 그 대신 스타작가 마케팅으로 행사의 대외 이미지를 쌓은 뒤, 작가 발굴에 나서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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