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좋은 중고차 매입부터

성능평가·품질보증까지

백화점식 물류단지 구상

울산항 인근 최적지 분석

市, 타당성 용역에 돌입

▲ 자료사진
울산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울산항 인근에 ‘중고자동차 수출물류단지 조성’을 타진한다. 불모지와 다름없는 국내 중고자동차 수출시장에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이 도입한 백화점식의 원스톱 수출단지 구축을 통해 울산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울산시는 ‘중고자동차 수출단지 기본구상 및 타당성 용역’을 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용역은 최근 열린 2019년 제5회 용역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용역비는 1억5000만원이며, 1년간 진행된다.

시는 용역을 통해 현대차 등 신차 수출의 메카인 울산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고차 해외수출 거점도시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울산시가 중고차 수출사업에 손을 뻗게 된 배경은 블루오션 시장이라는 확신에서다.

시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거래되는 중고차 규모는 약 300만대 수준이다. 연간 신차 판매량인 180만대보다 많고, 수요가 일본 등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중고차 수출시장 영역은 불모지나 다름없다. 인천을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지만, 매우 영세한 영업 환경에다 제대로 된 성능평가와 제품 보증능력을 갖추지 못한 전형적인 후진국형 구조다. 연간 수출되는 중고차 대수는 약 35만대 수준으로 적지 않지만, 폐차 직전의 차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차량을 분리해 부품으로 해외에 파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선진형 수출 중고차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이같은 의견이 반영돼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주요 핵심정책 중 하나로 수출 중고차산업을 선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비 지원도 한결 수월해졌다는 분석이다.

울산시는 질 좋은 중고차의 매입 및 해외 빅 바이어 유치와 각종 인센티브 전략, 성능평가와 품질보증은 물론이고 상품화 과정과 원스톱 서비스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백화점식 수출물류단지를 조성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중고차는 신차와의 연계성이 크고 상호간에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중고차 해외 수출 산업생태계가 조성되면 지역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세계 중고자동차 수출시장을 크게 가지고 있는 일본을 방문해 울산형 모델을 모색했다. 시는 입지적 경제성을 고려해, 우선 사업범위를 영남권으로 한정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민간개발과 공영개발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기본구상안을 도출한다.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 관련 주요 동향을 분석하고, 중고차 수출 및 유지보수 산업의 현황 진단 및 정책현황을 진단한다.

기존 수출업체 분석, 중고차 정비 업체 분석, 인력 및 인프라 환경 확인, 유통시스템 및 바이어 현황 분석 등을 통해 사업추진 가능성을 따진다. 수출물류단지 조성 계획(안)을 비롯해 갖춰야할 필수 인프라 등을 검토한다. 시나리오별로 경제·사회·정책적 타당성을 분석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중고자동차 수출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유통시스템 구축과 함께 수출지원을 위한 기반구축이 시급하다”며 “울산항 인근을 최적지로 보고 있고, 용역을 통해 세부적인 조성계획과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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