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를 시작페이지로 ㆍ 즐겨찾기
전체기사 | 기사모아보기 | 독자투고 | 기사제보 | 알림 | 화촉 | 부고 | 모집 | 자유게시판
오피니언김남호의 철학산책
[김남호의 철학산책(11)]악플과 정의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11.03  21:14:1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김남호 울산대학교 철학과 객원교수·철학박사

마이클 샌델은 그의 명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세 잣대를 언급한다. 자유, 공적 이익, 미덕이 그것이다. 어떤 사회 문제는 거의 이 세 잣대에 의해 평가 된다. 장기 기증을 예로 들어 보자. 자유에 가치를 둔다면, 장기 기증은 하는 사람의 자유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장기 기증을 원치 않는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적 이익을 강조하자면, 장기 기증은 환자와 그의 가족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므로 권장할만하다. 미덕을 잣대로 보자면, 타인을 돕는 행위는 시민이 갖춰야 할 미덕이므로 가치 있는 선택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 세 잣대로 우리는 많은 사회 문제들을 평가해볼 수 있다. 악플을 예로 들어 보자. 우선 악플이 공적 이익을 극대화시켜주냐고 묻는 다면, 긍정적으로 답하기 힘들다. 오히려 악플 받는 사람과 그의 가족 및 지인들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준다. 미덕의 관점에서 보자면, 딱히 비난 받을 잘 못도 하지 않았음에도 단지 자기 눈에 거슬리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생긴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악플을 다는 행위는 선한 덕이라고 보기 힘들다. 자유는 어떠한가? 악플을 다는 건 개인의 자유일까? 악플을 달지 못하게 하는 건 표현에 대한 자유를 침해하는 처사인가? 그러나 타인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해서는 안 된다. 이는 취향의 문제도, 자유의 문제도 아니며 이익 산출에 따라 안 지켜도 되는 원칙이 아니다. 그 어떤 자유도 타인의 고통을 자양분 삼아 살아가선 안 되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는 행위 원칙은 문화에 따라, 시대에 따라 지켜도 되고 안 지켜도 되는 상대적인 원칙이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불행보다는 행복을 원하고, 안녕을 원하며, 배고픔 보다는 적당한 포만감을 원하며, 추위보다는 따뜻함을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악플은 지양되어야 하며,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힘들 때는 사회적 제도 변화를 통한 일시적인 통제도 유익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제재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생각은 자유와 책임, 의무에 대한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결과일 것이다. 김남호 울산대학교 철학과 객원교수·철학박사

경상일보, KSILBO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첩보 제공 공직자는 송병기 울산부시장
2
전기공사공제조합 울산 신사옥 준공식
3
울산 43개사 수출탑 수상, 울산 수출기업들 위기속 더 빛났다
4
존폐 기로 울산 동구청 ‘돌고래씨름단’ 울산 울주군 이전 추진
5
현대자동차, 무분별 파업 지양…현대중공업, 4대째 강성 ‘험로’
6
양산 35호 국도 우회도로 개설사업 ‘청신호’
7
현대자동차, 전기·수소차 ‘탑3’ 목표 6년간 61조 투자
8
울산 조선 제2 부흥 이끌 ‘조선해양 하이테크타운’ 완공
9
현대자동차 노조 ‘실리’ 택했다…이상수 후보 당선
10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합심, 7일 시도민 3천여명 부산역 광장서 총궐기대회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광역시 남구 북부순환도로 17 | Tel 052-220-0515 | Fax 052-224-1030 | 사업자번호 610-81-07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정환
등록번호 : 울산,아01105 | 발행인 : (주)경상일보 엄주호 | 편집인 : 엄주호 | 등록날짜 : 2018년 4월 23일
Copyright © 2011 경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