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죄고 다듬어진 울화가 터진 분재
앉아 버틴 병고 끝에 잎들은 다 시들어
이제는 눈길 외면한 절해고도 되었다

 

▲ 김정수 시조시인

화자는 병마와 싸워가며 몸을 근근이 지탱하던 분재가 드디어 울분을 터트리는 정경을 관찰한다.

앉은 자리만 고수하다가 시들어가는 나뭇잎처럼 생기마저 잃어버린 채 자꾸만 외딴섬이 되어간다.

세월 앞에 장사 없듯이 노년으로 들어선 길목에 주저앉아 영영 일어날 수 없어 하루하루가 힘겹기만 한 분재, 지금 ‘고모’다. 고모의 저 애초로움 앞에서 시인의 마음 그 마저도.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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