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창업기업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
존중하고 격려하는 성숙한 의식 바탕
국가발전 이끌 혁신적 창업기업 기대

▲ 남호수동서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기업가정신이란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나 정신을 의미한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는 말할 것도 없이 예로부터 국부가 융성할 때는 여지없이 사회에 기업가정신이 충만할 때였다. 국가별 상황이나 시대적 여건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기업가정신은 본질적으로 2가지 요소, 즉 이윤의 추구와 그 이윤의 사회적 환원을 통한 책임에 있음은 다르지 않았다. 슘페터는 기업가를 혁신자로 보았다. 혁신자는 신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 새로운 생산방법의 도입, 신시장 개척, 새로운 원료나 부품의 공급, 노동생산성 향상 등의 요소를 갖추고 실천하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혁신자가 사회의 전면에 나서면 대표적으로 창업이 활성화되며, 이는 국가적 정책, 사회적 함의, 교육적 뒷받침에 기인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정부의 정책은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관련 부서 및 지자체를 아울러 창업교육에서부터 자금지원까지 종합적인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30여 년에 걸친 창업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 6월에 발표된 창업진흥원의 통계에 의하면 창업기업의 업종은 도매 및 소매업(26.5%), 숙박 및 음식점업(25.8%)으로 두 개 업종이 전체의 52.3%를 차지한다. 엄밀히 말하면 이 중의 적지 않은 부분이 창업이라기보다는 신장개업에 가까운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즉, 혁신으로 창업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을 형성한다든가 또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우리는 아직도 창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서 벤처 프런티어로의 존중의식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속한 대학에서도 정부의 지원으로 창업선도대학, 산학협력선도대학, 소프트웨어중심대학 및 지자체의 창업보육 지원사업 등에서 체계적인 창업교육과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기술창업 지원에서 크게 두 가지 정책 방향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데, 첫째는 fail-safe(이중안전구조) 정책이다. 학생창업은 쉽지도 않거니와 실패하면 큰 시련을 겪을 수 있기에 함부로 권하기 어렵다. 학부생이 창업에 도전하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여러 측면에서 달라진다. 학업에 임하는 자세에도 본질적인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이런 변화는 지식의 습득과 활용에 놀라운 성장과 발전을 이루게 되고, 창업 성공에 이르는 발판이 된다. 그러나 여기서 실패하더라도 창업을 꿈꾸지 않은 대학생활에 비하여 많은 성장을 이뤘기에 적어도 취업에는 오히려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fail-safe 프로그램의 핵심이 담겨있고 벤처창업에 붐업이 생기는 바탕이 되고 있다.

둘째는 fail-proof(실패방지) 정책이다. 누구도 창업을 쉽게 얘기할 순 없다. 심지어 크게 성공한 기업가도 창업 초기의 또는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의지만으로 함부로 시작하기 어려운 것이 창업이다. 실패를 방지하기 위하여 창업교육과 아이디어 도출부터 시제품, 공간, 인력, 자금지원 및 마케팅 등의 단계별 또는 시나리오별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전방위적인 패키지형 창업지원을 하는 것이다.

오래가는 기업이 가치 있고 경쟁력 있는 것은 틀리지 않는다. 현재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상위에 랭크된 기업 대부분은 5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거나 공기업들이다. 반면, 올해 발표된 세계 100대 기업군에서 상위에 자리 잡은 기업은 대부분 설립된 지 불과 10년 안팎이거나 3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는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지만 혁신적 창업기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출현에는 아쉬움이 많다. 정부의 전방위적 창업지원 정책, 또 우리 사회가 벤처창업과 기업가에 대한 존중과 격려의 시각으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성숙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적인 기업가정신 교육과 창업지원이 이루어질 때 새로운 산업 혁명기의 기회를 잡아 국부를 크게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호수동서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