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생중계에 포착
시위 참가자 2명 쓰러져
경찰 과잉진압 비난 여론
中 강경대응방침 현장 반영

▲ 11일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경찰이 한 시위 참가자를 향해 총을 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1일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 현장에서 시위 참가자 2명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졌으며, 1명은 위독한 상태이다.

홍콩 시위자가 경찰의 실탄에 맞은 것은 벌써 세 번째이다. 하지만 이날 경찰의 실탄 발사는 시위대가 흉기를 들고 공격하는 등 경찰이 위급한 상황에 처한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뤄져 거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0분께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시위 첫 희생자’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씨를 추모하는 시위가 열렸다.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된 시위 영상을 보면 이날 시위 현장에서 한 교통경찰이 도로 위에서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한다. 이후 총에 맞은 시위자는 도로 위에 쓰러졌으며, 이 경찰이 쓰러진 시위자 위에서 그를 제압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후 이 경찰은 다가오는 다른 시위자를 향해 실탄 2발을 더 발사해 모두 3발의 실탄을 발사했다. 다른 시위자도 총에 맞고 쓰러져 경찰에 제압당했다.

실탄에 맞은 시위자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병원 관계자는 이들 가운데 1명이 위중한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생명이 위중한 시위자는 21살 남성으로, 오른쪽 신장과 간 부근에 총알이 박힌 상태이다.

시위 참가자의 피격에 분노한 시위대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사이완호를 비롯해 정관오, 사틴, 훙함, 웡타이신, 몽콕 등 홍콩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루탄, 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에 맞서 시위대는 돌 등을 던졌다. 항하우 역에서는 시위대가 지하철 내에 불을 질렀다.

숨진 차우씨가 다니던 홍콩과기대 내에서도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면서 폐품 등을 모아놓고 불을 질렀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홍콩과기대와 홍콩대, 홍콩 중문대 등 이날 홍콩 내 주요 대학은 수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들 대학 내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로 인해 홍콩 곳곳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이날 홍콩 곳곳의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의 과잉진압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홍콩 경찰의 이러한 강경 진압은 지난달 말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결정된 중국의 대(對)홍콩 강경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4중전회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법률 제도를 완비하겠다”고 결정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는 홍콩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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