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생산·상업화 동시에 실시
안전에 대한 검증 체계도 갖춰
울산에서 수소산업 수확 거둬야

▲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

즐거운 노래는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감정을 묶어주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노래를 부르고 듣는 것도 좋은데 여기에 날개를 단다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쁜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좋은 시적 감각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 멘델스존의 가곡 ‘노래의 날개 위에’다. 노래의 제목으로 상상만 하여도 즐거움에 못견디는 날개 단 천사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림을 연상하게 된다.

산업에서의 ‘규제자유특구’는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는 제도이다. 그동안 지나친 법의 규제에 의해 시도를 하지 못했거나, 하고 싶어도 어떻게, 어디부터 해야할지 제도적인 장치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산업을 일정한 구획을 정하여 규제의 특례를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 지역의 특화산업과 지역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특례법이다.

울산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의 제조업 기반의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학, 자동차, 조선의 3대 주력산업을 50년 가까이 국가의 경제발전에 큰 버팀목으로 길러온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탄소기반의 에너지 다소비의 제조업이 세계적으로도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과 발굴, 육성이 요구됐다. 울산은 신산업으로의 전환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에너지산업을 신산업으로 정하고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울산이 ‘수소산업규제자유특구’로 선정된 것은 다시 한번 울산이 수소산업의 중심, 수소에너지 선도 도시임을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울산 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은 비록 상반기에 지정 보류된 안타까움이 있지만 그로 인해 사업의 내실화와 안전강화 대책을 수립할 수 있었다. 이번에 울산이 지정 받은 사업은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대표적 수소생산 기업인 덕양을 포함하여 18개의 참여기업과 울산테크노파크를 비롯한 5개의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총 23개 사업자로 구성됐다.

특구 지역은 일반테크노산업단지를 주사업지로 하여 12개 지역에 총 140만㎡의 면적과 도로 7.7㎞가 해당된다. 사업기간은 기본 2년에, 총 사업비 300억원 정도이며 사업내용에 따라 추가 및 연장이 가능하다. 이 사업의 특징 중 하나는 전국의 기업이 참여 가능하나 사업장 주소를 울산에 둔 기업만 지원이 가능하기에 기업 유치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뿐 아니라 기술개발을 통한 실증과 생산, 상업화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사업 자체가 상업화를 위한 단계에서 규제로 인해 묶인 것을 지정된 특구에서 실증과 제도화를 거쳐 검증된 제품을 상업화하기에 의외로 빨리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이 될 수 있다.

이 사업의 주체가 중소기업벤처부이므로 수소전기차와 수소생산 등 대기업 위주의 산업으로 인식되어온 것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위주의 사업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업에는 수소전기차와 수소발전사업을 제외한 지게차와 무인 운반차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하고 이와 같은 운송수단에 수소를 공급하는 이동식 수소충전소, 수소연료전지 장착 소형선박의 실증과 선박용 수소충전소, 기존보다 2.5배이상 많은 양의 수소를 운송할 수 있는 안전한 복합용기 튜브트레일러와 ICT기반 수소공급 배관망 구축 등 크게 3개 사업에 6개 실증특례, 1개의 규제특례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안전에 대해서는 규제자유가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업을 위해 안전대책과 제도를 세워야 하므로 안전에 대한 검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앞으로 ‘울산경제자유구역’, ‘수소시범 도시’ 지정에도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소산업은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이 화석연료가 아닌 에너지변환을 통해 주력산업의 생산품이 바뀌어 산업을 전환할 수 있는 첫 번째 모자이크 조각이다. 에너지 변환을 통한 뉴델타 프로젝트의 관문이다. 전국에서 수소산업은 울산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가 수소산업규제자유특구이다. 수소산업은 울산에서 날개를 달고, 꽃을 피우고, 수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지금 멘델스존의 가곡 작품번호 34의 2 ‘노래의 날개 위에’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