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석 울산대 교수 UNIDO 생태산업개발 국제센터 소장

세계적인 경기 침체, 미-중 무역 갈등과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4차 산업 등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국내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울산 경제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화 과정의 공해문제를 극복하면서 생태도시로 인정받고 있는 울산은 환경과 경제를 조화시키는 생태도시 개발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키워야 할 시점이다.

우리보다 먼저 산업화를 이룬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도 에너지와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이 환경오염을 유발시키자 환경규제를 강화했다. 그런데 빈곤 탈출을 최우선으로 한 개도국들은 경제성장 우선 정책으로 환경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하여 국가 환경 질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 차원의 환경문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산업화과정에서 많은 환경문제를 겪어왔으나, 환경규제 강화와 청정생산 및 자원효율과 생태산업단지 개발과 같은 제도와 정책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환경문제를 개선해오고 있다. 1989년에 환경부는 울산을 대기오염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하고 대기질 관리를 엄격하게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생산공정의 청정화와 자원효율을 향상시키는 청정생산기술 지원사업을 1995년부터 시작하였다. 특히 2004년에는 산업단지의 한 기업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폐열을 다른 기업체의 연료와 원료로 사용하는 생태산업단지 사업을 도입,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했다.

울산대학교는 울산시와 함께 2005년부터 울산생태산업단지 사업을 시작해 산업단지공단으로 사업이 이관된 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울산생태산업단지 사업은 총 200억원 규모의 연구비가 투입돼 산업체에서 발생되는 부산물과 폐열을 다른 기업의 원료와 연료로 활용하는 34건의 산업공생 사업을 상업화했다. 이를 통해 2400억원 규모의 투자와 비용 절감과 신규 매출로 연간 1400억원 규모의 경제적 성과를 얻고 있다. 또 연간 온실가스 67만t과 황산화물 4000t을 절감하고, 폐수 8만t, 폐기물 4만t을 재활용하는 등 환경적 성과도 얻고 있다. 울산생태산업단지 사업은 환경과 경제를 조화시키는 생태산업개발 시장을 개척하면서 국제적으로는 혁신적인 산업공생 사업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과로 격년으로 개최되는 제7회 국제산업생태학회가 2013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울산에 유치됐고, 전 세계 많은 학자들로부터 울산의 생태산업개발 경험을 개도국에 전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2016년에는 산업 분야 유엔기구인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의 녹색산업회의가 울산에서 개최됐고, UNDIO와 울산대학교는 생태산업단지와 친환경도시화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을 했다. UNIDO 이사회에서 생태산업개발 국제센터를 울산대학교 내 설립하는 사업을 지난 1월 승인, UNIDO의 사업제안서가 7월에 산업통상자원부, 울산시 및 울산대에 제출됐다. 그리고 울산대는 생태산업개발 국제센터를 학교기구로 승인했고, 11월6일과 7일 양일간 이를 기념하는 생태산업개발 전문가 국제컨퍼런스를 울산대에서 개최, UNIDO, 산업자원부, 울산시, 그리고 울산대가 지속가능한 산업과 환경친화적 도시화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을 했다.

UNIDO 생태산업개발 국제센터는 울산의 생태산업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환경과 경제의 조화를 위해 국제기관, 국내외의 연구기관, 대학, 기업 및 자치단체들과 협력하는 글로벌 연구허브를 지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초보적인 산업공생 차원을 넘어 4차 산업의 요소기술을 산업단지, 도시 및 지역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와 연계시켜 글로벌 생태산업개발 시장을 창출하면서 도시가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UNIDO 생태산업개발 국제센터가 울산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에 일조할 수 있도록 울산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해 본다.

박흥석 울산대 교수 UNIDO 생태산업개발 국제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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