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호르몬 적거나 많으면 ‘병’

과다분비땐 항진증·감소땐 저하증

호르몬, 티로신·요오드 결합해 생성

김치·해조류 등 많이 먹는 한국인

평소 식습관으로 요오드 섭취 충분

▲ 홍우성 울산시티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갑상선은 쇄골과 목젖 사이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호르몬을 합성하고 분비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 유지, 에너지 소비 등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율하는데 만약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악화된다. 홍우성 울산시티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전문의와 함께 갑상선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갑상선 호르몬 많아도, 적어도 ‘병’

병적인 원인에 의해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모든 대사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섭취한 음식물이 저장되기도 전에 연소돼 체중이 감소하고, 열이 많이 발생해 더위를 견디지 못한다.

홍우성 전문의는 “장운동이 항진돼 설사가 잦고, 심장 박동이 빨라져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하며, 근골격계에 영향을 주어 손이 떨리거나 사지의 근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뼈에서 혈액으로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갑성선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전반적인 대사가 느리게 진행돼 체중이 늘고, 쉽게 피로해지고 추위를 많이 타게 된다. 심장이 혈액을 잘 짜내지 못하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콜레스테롤 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고지혈증이 발생하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기능을 하는 갑상선 호르몬은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과 요오드가 결합해 생성된다.

홍 전문의는 “티로신은 우리 몸에서 합성되지만 요오드는 음식을 통해서 섭취해야만 한다.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체내에 15~20㎎ 정도의 요오드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70~80%가 갑상선에 있는데 혈중 요오드 레벨에 따라 갑상선에 흡수되는 비율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만약 요오드 섭취가 부족할 경우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필요한 원료가 부족하게 되고, 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00만명가량의 사람들이 요오드 결핍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김치 먹는 한국인, 요오드 섭취량 높아

그렇다면 요오드 섭취를 많이 하는 것이 좋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재료지만 단기간에 과잉 섭취할 경우 요오드 유기화가 억제돼 일시적으로 갑상선호르몬 합성이 저하된다. 이런 이론에 근거해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에게 고용량 요오드를 일시적으로 투여해 갑상선 기능을 빠르게 정상화시키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요오드가 부족하거나 과잉일 경우 갑상선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요오드를 어느 정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할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 자료는 부족하다. 다만 한국인은 요오드 섭취량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결핍을 걱정해 섭취량을 늘릴 필요는 없다.

홍 전문의는 “요오드는 해조류, 해산물, 유제품, 계란 노른자, 천일염(천일염을 이용한 젓갈류, 간장, 된장, 김치류)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또 각종 조미료에도 해조류가 포함돼 있어 요오드의 함량이 높은 편이다. 김이나 미역을 즐겨 먹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에는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하고 감칠맛을 위해 조미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요오드 양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에 일부러 요오드 섭취를 제한할 필요도 없다. 다만 해조류를 지나칠 정도로 과하게 먹거나 해조류 관련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것은 갑상선 건강에는 이롭지 않다. 또 갑상선염이 있거나 잠재성 갑상선기능이상 등 현재 치료할 정도는 아니지만 갑상선 질환이 발생할 소인이 있는 경우에는 요오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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