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끝) ‘나눔’도 문화다

 

울산 기업기부·아너소사이어티 활발
착한가게·자원봉사자 참여도 큰 힘
전체 나눔지수서는 아직 전국 8위권
세제혜택 등으로 기부 실천율 높여야

지난달 20일 울산시청 광장에서 ‘희망2020 나눔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온도탑 제막식이 열렸다. 나눔 캠페인은 소외된 이웃을 되돌아보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자는 취지로 내년 1월31일까지 73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올해 모금 목표액은 70억4300만원을 목표로 시청 광장과 울산역에 각각 설치되었으며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온도탑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

울산은 지난 16년간 연속 100도를 달성한 자랑스러운 이력을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울산 경기에 대한 불안이 컸던 2018년에도 목표를 달성하여 모금액이 129억9154만4687원이었다.

나눔은 타인과의 직·간접적인 관계 속에서 사회의 복지 향상과 공익을 위해 사회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자원을 자발적으로 분배(제공)하거나 공유하는 행위이다.

울산의 나눔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기업들이 많은 울산의 산업구조를 반영하듯 모금에 기업의 참여가 적극적이다. 매년 기업들이 통 큰 기부를 하고 있으며 기업 중에는 직접 사회공헌팀을 만들어 직원들의 자원봉사 활동 등 인적 나눔과 함께 물적 나눔에도 참여하고 있다.

둘째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활동이 활발하다. 참여와 지원을 통해 더 밝은 내일을 열자는 취지에서 2007년 12월에 설립된 아너 소사이어티는 5년간 1억원 이상 기부 또는 약정하는 고액기부자의 모임이다. 울산은 2008년 1호를 시작으로 2019년 11월말 기준 85명의 회원이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전국에 1980여명이 가입되어 있는데 우리 울산의 인구 규모를 고려한다면 결코 작은 수가 아니다.

▲ 이순영 춘해보건대 사회복지과 교수

셋째 큰 기업과 자산가들만이 나눔에 적극적인 것이 아니라 중·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며 수익금의 일정액을 기부하여 나눔을 실천하는 착한가게들의 참여이다. 착한가게들의 적극 참여로 2018년 울산이 전국 최초로 2900호를 달성하였다.

마지막으로 소액 기부자의 참여이다. 천사계좌는 울산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시민 스스로가 이웃에 대한 어려움을 공유하고 소액이라도 정기적인 나눔을 실천하는 나눔 방식이다. 3구좌 3012원부터 가입할 수 있으며 2018년 기준으로 2만5089명의 울산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물적 자원에 대한 나눔을 이야기했지만 시간과 노력을 나누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울산 곳곳에서 묵묵히 맡겨진 활동을 수행하며 울산을 지키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연구소가 2019년 2월 발표한 ‘2018 민간나눔자원 총량추계 및 나눔지수 도출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인 자원봉사의 경우, 2017년 가장 높은 점수를 보인 곳이 제주, 강원, 다음으로 울산이었다. 그러나 물적 자원의 나눔을 반영한 전체 나눔 지수에서는 울산은 8위권이었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물질과 시간, 노력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이 나눔을 선택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서 본다면 우선 기부자에게는 무엇보다 나누는 습관이 길러져야 한다. 나눔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이면 자연스럽게 함께 짐을 나누는 문화가 필요하다.

두 번째 나눔의 대상이 되는 비영리단체 등의 투명성과 신뢰도 확보가 관건이 된다. 마지막으로 사회에서는 선한 의지의 실천을 강화할 수 있는 기부자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사회적 존경을 표현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의 존재 등이다.

아울러 사회공헌활동이 근로자 직장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 등을 통해 기업과 비영리단체가 효과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나눔 문화 확산을 기대하며 온도탑의 온기가 울산지역 곳곳에 따뜻하게 퍼져가길 기대해 본다. 이순영 춘해보건대 사회복지과 교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