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부시장 해명 기자회견

“정부 요구” “통화중 답변”

이틀새 여러번 입장 바꿔

앞선 청와대 입장과도 배치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논란과 관련해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처음 제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30석인 시청 프레스센터의 모든 좌석이 가득 차고 일부 취재진은 통로에 설 정도로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예상과 달리 회견은 불과 2분 만에 끝났다.

송 부시장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1분40초 동안 읽은 뒤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취재진이 뒤따르자 송 부시장은 미리 세워놓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고, 이 과정에서 함께 엘리베이터에 오르려던 일부 취재진과 청원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송 부시장을 태운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갔고, 송 부시장은 기다리고 있던 차량에 올라타 청사를 벗어났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의혹의 최초 첩보 제보자로 지목된 송 부시장이 자신의 회견과 일부 언론 등에서 밝힌 발언이 수시로 달라 진실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송 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행정관과 만남에 대해 “2014년 하반기 서울 친구를 통해 알게 됐다”며 “이후 가끔 친구와 만난 적 있었고, 통화도 간헐적으로 한두 번 하는 사이였다”고 소개했다.

송 부시장은 그러나 전날 KBS와는 “정부에서 여러가지 동향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동향들에 대해 파악해서 알려줬을 뿐”이라고 인터뷰했다. 이는 이날 회견에서 밝힌 전화 통화 중 이야기했다는 입장과는 분명 다르다.

송 부시장은 전날 YTN에도 “청와대 행정관한테는 여론전달 형태로 현재 사회 돌아가는 동향들을 요청하면 제가 거기에 대해서 알려주고 그랬다”고 했다. 자신이 먼저 청와대에 자료를 전달한 것은 아니고 행정관이 현재 돌아가는 동향들을 물어보면 종종 알려주곤 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청와대가 밝힌 브리핑 내용도 송 부시장 주장과는 딴판이어서 검찰 수사 과정 등에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청와대는 전날 김 전 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을 촉발한 첩보가 어떻게 접수됐는지 경위 등에 대해 브리핑했다. 브리핑 핵심은 제보자한테 SNS 제보를 받았다는 취지다. 송 부시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전화통화를 하다가 알려줬다거나, 동향들을 요구해서 알려줬다는 주장과는 다른 내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행정관 말에 의하면 두 분(행정관과 제보자) 다 공직자로,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 캠핑장에 갔다가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 역시 송 부시장이 서울 친구를 통해 알게 됐다는 주장과는 차이가 난다.

이춘봉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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