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대기업 총수들의 "인재 양성론"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인재 양성론은 학자들의 연구결과로 나온 것이 아니고, 기업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인재 양성론의 이면에는 결국 한 사람의 창조자가 역사를 바꾼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역사적으로도 그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임진왜란 때의 이순신 장군, 발명가 에디슨,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 컴퓨터계의 황제 빌 게이츠 등은 한 사람의 능력으로 세계 역사를 바꾼 좋은 사례인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천재 경영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지난 6월5일 "신경영 선언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핵심사업으로 "나라를 위한 천재 키우기"를 발표했다. 다른 경영자에 비해 "사람"에 대한 욕심이 유난히 많은 이 회장의 "천재경영전략"은 단순한 인재가 아니라 천재를 원한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그 배경을 보면 우리나라가 무얼 해야 먹고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는데, "바로 이거다" 하는 것이 떠오르지 않았고, 쉽게 떠오르지 않은 이유가 세상 흐름이나 기술 발전이 너무 빠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뛰어난 천재를 찾아서 키우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21세기는 사람의 머리로 싸우는 두뇌전쟁시대"라고 정의하면서 "이 시대에는 모든 지식과 정보가 일등에게 모이고, 강자는 더 강해지고, 약자는 더 약해진다"고 하면서 어디에든 일등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일등 국가와 일등 기업에 신세지면서 근근히 살아간다고 하여 "천재 경영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 이미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을 만들어 1천500억원의 기금을 출연, 이 기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천재 양성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승부사 CEO론"

LG 구본무 회장은 지난 3월 LG카드 CEO(최고경영자)와 CFO(재무책임자)를 동시에 전격 교체했다. 이는 "인화(人和)의 LG"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로 그룹내 다른 임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구 회장은 "CEO는 승부사 기질이 있어야 하고, 경쟁자에 대해 악착같이 대응해 나가야 LG가 5~10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면서 책임도 분명히 하라는 것을 안팎에 선언한 셈이다.

 구 회장은 평소에도 내부 회의나 각종 세미나에서 "승부 근성", "1등 LG" 등의 표현을 자주 쓰면서 계열사 CEO들의 경쟁심을 자극했으며, 신상필벌이 분명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진정한 자율경영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공격적인 경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범재론"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인재 양성론에서 색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기업은 한 사람의 천재보다 힘을 합칠 수 있는 다섯 사람의 범재가 필요하다"며 팀웍을 강조했다. 팀웍만 잘 이뤄지면 그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주장이다.

 서로 토론하고, 협조하고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능력이 확대 재생산되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울산의 인재 양성

"산업 수도" 울산이라고 하여 20세기말 한국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울산이 지나간 시간의 영화에만 만족하고, 미래에 대한 설계가 부족하다면 110만 울산시민의 생활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자동차산업이나 조선산업이 언제까지 호황을 누려 울산 경제를 떠받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고, 석유화학산업도 마찬가지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 울산의 교육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고, 그 결과 울산의 인재 양성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만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각계 각층의 인사를 만나 생각을 나누고, 힘을 합치기로 의견을 모아 어느 정도 인재 양성의 방향을 설정했다.

 그 내용은 영재교실 운영으로 기초과학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발명교실 운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는 인재를 양성하며, 창의성 교육 강화를 통해 창의적인 삶의 생활화로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기른다는 기본 생각을 바탕으로, 이미 추진 중에 있거나 흩어져 있는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정비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예산 확보에도 노력하여 어느 정도 가시화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울산의 모든 교직원 뿐만 아니라 학부모, 학생, 시민, 시와 구·군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면서, 울산의 미래를 개척하는데 모든 울산시민이 하나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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