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B 투자부실 등 경영난
中 공산당, 지분확보 나서
언론통제 강화 의도 분석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거대 IT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을 동원해 홍콩 최대 방송사인 TVB를 장악하려고 한다고 홍콩 빈과일보 등이 17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1967년 설립돼 현재 홍콩에서 5개 채널을 운영하는 TVB는 중국 극장 체인인 SMI홀딩스에 투자했다가 이 회사의 경영이 부실해지는 바람에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냈다. 이어 올해에도 7개월째 이어지는 시위 등으로 홍콩의 3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3.2%를 기록할 정도로 경기 침체가 심각해지면서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다.

TVB는 시위 사태 때 친중국 편향 보도를 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포카리스웨트, 피자헛 등 일부 광고주가 광고 계약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TVB는 전체 인력의 10%에 달하는 350명의 대규모 감원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대주주인 찰스 찬(陳國强) 주석이 퇴진한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경영난을 틈타 중국 정부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을 동원해 TVB의 경영권을 장악, 홍콩 언론 전반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홍콩 금융시장에서 떠돌고 있다.

빈과일보는 이러한 음모의 중심에 전 상하이 공산당 부서기이자 현재 중국 미디어산업 곳곳에 손을 뻗친 화인(華人)문화산업투자기금(CMC)의 이사장 리루이강(黎瑞剛)이 있다고 전했다. 리루이강은 CMC를 동원해 TVB 지주회사인 ‘영 라이언’(Young Lion) 지분을 매입, 이미 TVB 지분 20%를 실질적으로 확보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인물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알리바바 그룹이 찰스 찬 주석과 또 다른 대주주인 왕쉐훙(王雪紅) 대만 HTC 회장의 TVB 지분을 사들일 경우 중국 공산당이 TVB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이다.

중국이 이러한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홍콩 시위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홍콩에 대한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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