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차기 국무총리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통합 시대요구 부합”
 국회의장 출신 최초 발탁
 국회 인준 통과하게 되면
 이낙연 이어 또 호남 출신
 야권 삼권분립 파괴 비판
 한국당 “독재 선언” 맹공

문재인 정부 2기 총리에 국회의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6선 정세균 의원이 지명됐다. 정 전 의장 지명은 헌정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 총리 발탁이다. 정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이낙연 총리에 이어 또다시 호남출신 총리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 2층 브리핑룸을 찾아 국무총리에 정 전 국회의장을 지명한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 그러나 갈등·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면서 국민 통합·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는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 장관으로 수출 3000억불 시대를 열었다”고 했다. 또 “6선의 국회의원으로 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분으로 대화·타협을 중시하며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고 언급했다.

▲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정부는 그동안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우리 사회의 낡은 시스템을 개혁하고 혁신적·포용적이며 공정한 경제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면서 “통합·화합으로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께서 변화를 체감하시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야 하는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가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총리라는 중책에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주력하겠다”면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작정”이라며 총리 지명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 출신이 행정부 2인자인 총리 자리로 옮겨가는 것이 삼권분립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제가 전직이긴 하지만 의장 출신이기에 적절한지 고심을 했는데,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그런 것 따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에 지명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17일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의회를 시녀화하겠다는 독재 선언”이라면서 “대한민국은 권력의 견제를 위해 삼권분립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으며, 국회의장은 입법권의 수장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과 새로운보수당도 정 후보자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국회의장이 국무총리로 가는, 삼권분립에 침을 뱉는 후보 지명이 개탄스럽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을 함께 겨냥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 논평에서 “입법부 수장을 지낸 인사를 행정부 2인자로 앉히겠다는 건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의 원칙을 파괴하고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라며 “정 전 의장은 후보 사퇴를 통해 국회의 마지막 위상과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북 진안 출신의 정 후보자는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정 후보자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15대부터 20대까지 내리 6번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고향을 지역구로 두다 2012년 19대 국회 때부터 ‘정치 1번지’ 종로에 뿌리를 내렸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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