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침체로 고용환경 악화
기업 투자확대 통한 일자리 확대
노사 진정성 있는 대화 뒤따라야

▲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세계경제와 지역경제는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0년 하반기 경제 회복을 기대하며 국내 경기흐름이 현재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으로 일부 국책연구기관은 해석하기도 하나, 시장에는 이미 디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되어 있으며 증시도 거의 바닥에 가까운 상황이다. 특히 미국 중국 간 무역분쟁의 여파, EU와의 무역 전쟁, 북핵 문제 등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지난 연말 동남권 금융연구소에서 조사한 2019년 경제키워드는 부동산, 자동차, 일자리, 일본, 조선 등으로 발표했으며, 2020년은 부동산, 조선업, 신공항, 일자리, 경기회복 등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10대 키워드로 자동차, 미중 무역분쟁, 스마트, 친환경, 한일관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급등으로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조선 등 전통적인 제조업의 활력 약화에 따른 3040세대 민간부문의 지역 일자리 감소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보다 회복된 3.4%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는 기존의 3.6% 전망에서 인하된 수치로 미중 무역분쟁의 재격화, 북미관계를 포함한 국제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확산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IMF도 2020년 세계경제를 위태로운 회복(precarious recovery)이라고 진단하고 하향조정 여지를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저성장 기조와 성장둔화는 전 세계적으로 동조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경제적인 요인은 물론 미중관계, 북미관계 등 정치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아 여건이 개선되기를 희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울산을 포함한 동남권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망은 모두 보합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데, 수요동향을 살펴보더라도 소비, 설비, 건설 투자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 업종별로 조선업은 대형 조선업체들의 LNG 운반선,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물량이 늘어나고, 중소업체의 특수선 건조,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한 선박수리 등에 힘입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전반적으로 선박가격 회복 지연 등으로 수주가 크게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자동차산업의 경우에는 북미지역 SUV 수출 및 유럽지역 친환경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내수 회복 지연과 국내 자동차생산 업체의 생산조정으로 실제 시장에는 부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우 동남아지역에 대한 투자 증가로 수출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중국에 대한 설비투자 회복의 불확실성으로 부품 수출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국내 완성차의 생산 및 내수 판매 부진에 따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2020년 경자년 국내외 경제상황 및 고용환경의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울산지역은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던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전후방 연계효과가 크고 취업유발계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원청의 생산 및 수출 감소로 이어져 중견·중소기업과 하청업체의 고용창출 등 신규인력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정부주도의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확대는 2020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국내경기 하락세와 고용안정성 및 일과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청년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준비하는 공시족의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명심해야할 사실은 일자리는 민간부문에서 확대되어야 하며 공공부문 일자리는 마중물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전반에서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국책은행에서도 성장제약 요인으로 언급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노동유연성 확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충족하기 위한 노사 주체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결실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더 지체하지 말고 우리 앞에 놓여진 난제들을 실타래 풀어내듯 한 올 한 올 풀어내야 할 것이다.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