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아시안컵 예선 베트남과 오만전 참패로 경질론까지 거론됐던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아시안컵 본선까지 지휘봉을 잡을 뜻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코엘류 감독은 26일 오전 오만에서 열린 아시안컵 2차 예선 2라운드를 마치고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한국에 온 이유가 아시안컵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성적이 좋지는 못했지만 일단 아시안컵 본선까지 나갔으므로 본선까지 지휘봉을 잡은 뒤 그 이후 협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1주일 사이 주름살이 깊게 패인 그는 특히 『나는 이번 패배를 선수에게 돌리지 않으며 절대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면서 『선수들도 이런 기회를통해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엘류 감독은 베트남과 오만전에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현재 우리팀이 한일월드컵 당시의 대표팀과 다르고 선수 소집 또한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알아주기 바라며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협회 또한 지난 24일 간부회의에서 성급한 대응보다는 협회의 지원 체제 등 대표팀 운영 전반에 문제가 없는지 기술위원회를 중심으로 신중히 검토키로 의견을 모아 코엘류 감독에게 자존심을 회복할 충분한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코엘류 감독은 오는 28일 오전 김진국 위원장 주재로 열리는 기술위원회에 참석해 아시안컵 2차 예선 결과를 보고하면서 베트남과 오만전 패인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대표팀의 박영수 골키퍼 코치는 『선수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감독의 전략도좋았다』면서 『실력이 문제가 아니고 뭔가 홀린 것처럼 경기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흘러갔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대표팀 고참인 김도훈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며 본선에는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면서 『이번 참패는 1라운드에 3승을 거뒀다는 점과 오만의 홈텃세 그리고 더운 기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축구팬들의 항의시위가 벌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협회직원들을 비롯한 경찰특공대까지 동원됐지만 정작 입국장에는 보도진만 북적였을 뿐 붉은악마 등 축구팬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오만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김남일은 기자들의 인터뷰 공세에 『할말이 없다』며 입을 다문 채 입국장을 빠져나갔으며 어두운 표정의 대표선수들은 공항에서 바로 해산해 각각 소속팀에 복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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