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지난달 ‘2030 미래자동차 글로벌 선도도시 울산’을 비전으로 하는 3대 전략과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한데 이어 ‘미래자동차포럼’ 출범을 예고했다. 울산지역 주력산업의 하나인 자동차산업이 성장정체에 직면했고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된 지 한참이 지난 시점이라 이제야 미래자동차포럼을 만든다는 것이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울산시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임에는 틀림없다.

송철호 시장은 지난 8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8대 집행부 출범식에 참석해 ‘미래자동차포럼’을 준비중이라면서 현대차 노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미래자동차포럼이 ‘미래차 글로벌 선도도시’라는 비전을 실현하는 중요한 기구라면 현대차 노사의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의 참여를 포럼 구성의 절대적 변수로 간주할 이유는 없다. 십수년전 울산시가 자동차포럼을 만들려는 시도를 했다가 그 첫 모임에 참석한 현대차의 한 임원이 ‘참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 말하는 바람에 유야무야된 경험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대차 노사의 참여와 상관없이 어떻게 해야 울산시가 미래차 선도도시가 될 수 있을 지를 모색하는 ‘울산형 미래자동차포럼’이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지난 10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올해 미래차 누적 20만대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울산시가 미래차포럼을 구성한다면 할일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시급한 일이 미래차 전문가들을 울산으로 불러모으는 역할이다. 포럼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울산이 인적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시민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자동차도시 시민으로서 역할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사화합도 포럼이 주력해야 할 일의 하나다. 자동차도시로서 승승장구하던 울산이 성장정체로 돌아선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노사문제다. 마침 실리형 노조가 출범했다. 새로운 노사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적기다.

무엇보다 미래차포럼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지역 중소기업의 육성이다. 지속가능한 ‘자동차 도시 울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중소기업들의 미래차에 대한 대비이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중소기업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도 독자적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대기업 납품에 급급해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하지 못했다. 울산시가 이러한 중소기업들을 적극 지원해서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만들어 낼 때 비로소 울산이 어떠한 바람에도 쓰러지지않는 뿌리 깊은 자동차도시가 될 수 있다. ‘울산형 미래자동차포럼’이 필요하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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