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명절 보내기

▲ 자료사진

기름진 고열량 명절음식
육수만들때 고기 대신 야채·멸치를
나물 볶지말고 데치는 조리법 권장
먹을만큼만 요리해 바로 섭취해야

소화제도 제대로 먹어야
명치가 콕콕 쑤실땐 소화효소제를
복부팽만감 심할땐 시메치콘 성분
육류 섭취후엔 베아제류 복용해야

명절증후군 방지하려면
음식 할땐 의자에 앉고 보호대 착용
운전 할땐 등받이 각도 110도 유지
연휴 마지막날엔 휴식·스트레칭을

기름을 두른 철판 위에 동그랑땡과 깻잎 전이 노릇노릇 익어간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명절 음식이다. 하지만 기름지고 열량이 많다보니 과식한다면 체중이 늘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 떡국 한 그릇(800g)은 생각보다 칼로리가 꽤 높다. 밥 한공기(200g, 304㎉)보다 2배 이상 많은 711칼로리다. 동태전(150g)은 268 칼로리, 화양적(꼬치전,150g)은 273칼로리로 조금만 먹어도 밥 한 공기 열량과 비슷하다. 때문에 명절 음식을 먹을 때는 개인 접시를 이용해 덜어 먹는 것이 과식을 막는 데 효과적이며, 국그릇 또한 작은 크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당이나 나트륨, 칼로리를 낮추기 위한 조리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문찬(사진) 울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함께 건강한 명절을 보내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기름진 음식 이틀 안에 소모해야

명절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음식은 주로 기름에 볶고 튀긴 것들이 많은데 이러한 음식들은 소화되기까지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소화기관에 부담을 준다. 게다가 명절에는 평소보다 과식해 위장운동마저 둔해지면서 소화불량이 더욱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명절음식을 뒤탈 없이 맛있게 즐기려면 일단 음식을 만들 때부터 변화를 줘보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는 국물 음식 조리법은 고기로 우려낸 육수 대신 식물성 식재료로 만든 육수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무나 양파, 다시마, 멸치 등으로 우려낸 육수를 사용하면 감칠맛을 더해주며 칼로리도 낮아진다. 국물이 짜지 않게 완성되려면 조리 중간보다 조리 마지막에 간을 보는 것이 좋다. 또 레몬즙, 매실청 등으로 신맛을 첨가하면 싱거운 맛을 덜 느낄 수 있다.

평소 나물을 기름에 볶았다면 데치는 조리법을, 기름기를 빼고 육류를 삶는 조리법을 택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반수 이상이 올 명절 7가지 이상의 음식을 장만할 예정이라고 한다. 남은 명절 음식 보관 기간 관련 질문에는 52%의 응답자가 ‘1주 이상’이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수분이 많은 나물 종류는 금방 물러지거나 상하기 쉽고, 기름 사용이 많은 전이나 튀김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산패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바로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김문찬 교수는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과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을 과도하게 초과하거나 소화불량, 배탈 등 각종 소화기 질환을 겪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과식보다 산패된 지방을 섭취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은 이틀 안에 소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먹은 음식에 따라 소화제 선택

과식 후 나타나는 소화불량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각 소화제 성분과 그에 따른 기전은 조금씩 달라 증상에 알맞은 것을 복용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복용하는 소화제는 소화효소제다. 이는 위와 장에 소화효소를 공급해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위장운동을 조절한다. 특히 명치가 콕콕 쑤실 때 복용하면 좋다.

먹은 음식에 따라서도 소화제를 선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육류 섭취 후 소화불량이 발생했다면 지방의 소화를 도와주는 우루소데옥시콜린산 등이 함유된 베아제류를, 곡류 섭취 후 발생한 소화불량증상에는 판크레아틴이 다량 들어있는 훼스탈류가 도움이 된다. 복부팽만감이 심한 경우 가스제거를 돕는 시메치콘 성분이 함유된 제제를 복용하면 좋은데 일반적인 소화효소제 안에는 기본적으로 시메치콘이 모두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명절 후유증 줄이려면 완충 시간 가져야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과도한 육체 피로로 인한 허리, 무릎, 어깨 통증 등이 대표적인 명절증후군 증상이다.

한 자세로 음식을 하거나 운전을 한다면 허리나 골반, 어깨 등에 부담을 줘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음식을 할 때, 장시간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은 자세가 아닌 의자에 앉아서 하거나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운전을 할 때는 허리가 정상적인 곡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등 뒤에 작은 쿠션을 받쳐 허리나 어깨 통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 김문찬(사진) 울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휴가 끝나고 일상에 복귀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거나 멍한 기분이 든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연휴기간 생체 리듬에 변화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명절 후유증을 줄이려면 완충 시간을 가져야 한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족욕이나 목욕을 하거나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명절증후군에는 운전이나 가사 노동으로 인한 육체적 스트레스도 있지만,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도 있다. 평소와 달리 많은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고향을 찾기 전에 가족들과 화목한 명절을 보내기 위한 재미있는 이벤트를 고민해보자. 윷놀이뿐만 아니라 젊은층이 좋아하는 보드게임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이라면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온 가족이 화목한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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