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출마 지역구 놓고
중구 정갑윤·남을 박맹우
물밑 감정 날카롭게 전개
“필승 위해 물갈이 중에도
권력에만 관심” 비난 증폭

4·15총선 공천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소속 울산지역 현역의원들과 전직 시장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원내 제1야당인 한국당에서 지난해부터 영남권 3선이상 중진물갈이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지역 다선의원 컷오프가 기정사실화 된 것처럼 확산되자, 김기현 전 시장이 남구을에서 중구쪽으로 급선회 했다가 최근 다시 중구와 남을을 놓고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다.

때문에 향후 공천과정에서 ‘정갑윤·박맹우·김기현’의 물밑 감정이 날카롭게 전개되면서 상황에 따라선 폭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힘겨루기 발단= 한국당 울산정치권은 지난 2018년 6월지방선거서 김기현 시장은 물론 5개 구군 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까지 참패했다. 이후 시당위원당을 맡았던 정갑윤(울산중) 의원과 박맹우(울산 남구을), 이채익(울산 남구갑) 의원 등은 물론 시장선거에서 배패한 김 전 시장 또한 물밑에서 정중동 자세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연말부터 불거진 이른바 ‘청와대 선거개입의혹 사건’이 여론의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지역정치권에 미묘한 상황을 만들었다. 당시 당의 사무총장을 맡았던 박 의원 지역구 ‘컴백’을 노리던 김 전 시장은 영남권 다선 물갈이 기류가 팽배한 시점과 현역 컷오프와 맞물려 ‘구멍 뚫릴’ 가능성이 높은 중구쪽으로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김 전 시장은 나아가 최근엔 중구출마를 사실상 굳히고 전직 구청장을 비롯한 중구의 여론 주도층을 차례로 접촉하면서 본격적인 행보가 수면위로 드러났다. 이에 반신반의해 오던 정 의원은 전방위적으로 중구출마 저지에 나섰고, 김 전 시장이 다시 남구을로 전환하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박 의원은 “정치적 예의가 아닌 것 같다”라는 매우 정제된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전망= 두 현역의원과 김 전 시장의 이같은 힘겨루기 상황이 전개되자, 지역에선 “당 지도부는 총선필승을 위해 50% 현역 물갈이를 추진한다고 공언하고 있는 마당에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반성은 커녕, 권력을 차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며 비난 여론이 증폭되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선 모두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강경한 여론도 나오고 있다.

앞서 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은 울산·부산·경남 기자단 간담에서 울산에 대해 “김기현 전 시장이 (총선 출마 지역구를 의식해) 현역의원들과 매끄럽지 못하다”면서 에둘러 지적한 바 있다. 황교안 당 지도부도 이미 ‘울산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황교안 대표는 2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현역 50% 교체· 20~40대 젊은 정치인 30% 공천방침을 분명히 한 상황이다. 이에따라 울산지역에서도 최소 1명은 컷오프 또는 2명의 현역의원이 공천에서 낙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되고 있다.

당의 한 핵심인사는 “설명절 직후 보수통합당 공천심사 과정에서 시도별 컷오프 방침이 정해지고, 이어 컷오프 지역구별 특단의 방안이 가시화 될 것”이라면서 “특히 울산의 경우 현역 컷오프가 이뤄지면 김 전 시장을 특단의 카드로 활용, 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유력한 지역구’에 투입·조율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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