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동구 기부도 한파
나머지 구·군도 상황은 비슷
복지관들엔 후원 연결 끊겨
줄어든 성금에 불만 민원도

▲ 자료사진

설 명절을 코 앞에 두고 울산지역 사회가 쪼그라든 성금에 울상을 짓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얼어붙은 기부심리와 지역 인구유출 등이 기부 감소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은 더욱 어깨를 움츠리고 있다.

22일 동구에 따르면 최근 2년 연속 이웃돕기 기부 건수와 금액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2017년 동구에 접수된 이웃돕기 기부는 127건에 현금과 현물을 합쳐 7억111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2018년에는 111건에 3억9571만원으로 크게 줄더니, 2019년에는 80건에 3억506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2017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중구도 이웃돕기 기부 건수와 금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2017년 중구를 통해 모금된 이웃돕기 성금은 총 82건에 26억원 정도였으나, 2019년에는 270건에 1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과 비교하면 기부금액이 3억원 정도 증가했으나 여전히 2017년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나머지 구·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남구의 경우 이웃돕기 기부가 2018년 82건 12억4575만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87건 11억5280만원으로 집계됐다. 울주군은 2017년 57건 8억1459만원에서, 2019년 65건 7억4290만원으로 확인돼 대부분 지자체들이 건수는 늘었지만 성금 모금액은 오히려 감소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북구에 접수된 이웃돕기 성금과 건수는 2018년 109건, 7억3881만원에서 2019년 156건, 7억5037만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2017년과 비교하면 1억2000만원 가까이 감소했다.

성금 기부 한파는 지역 복지관에도 불고 있다. 전(前) 관장의 횡령 사건 등으로 지난해 심각한 기부난에 시달렸던 동구종합복지관은 복지법인 교체 이후 다시 기부의 손길이 늘곤 있지만 대부분 소액에 그치고 있다. 기업체 후원은 여전히 없다보니 3~4년 전과 비교하면 기부액이 당시의 5분의 1도 안 되는 상황이다.

중구종합사회복지관 역시 수년 전만 해도 명절 전에 전달식 하기도 바빴으나 올해는 기존에 후원 연결이 돼 있던 곳만 지원을 해 썰렁한 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관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명절에 큰 금액으로 7~8곳 단체 후원했다면, 최근엔 3~4곳 정도로 기부가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CMS를 통해 소액 기부를 해주던 기부자들도 최근엔 해지하는 사람이 신규 신청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자체와 복지관에는 이웃돕기 성금 관련 불만 민원이 늘고 있다. 이웃돕기 성금이 크게 줄면서 지원을 받는 인원수와 지원 금액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성금이 줄어들다보니 우선순위에 따라 성금 지원을 못받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왜 안 주냐는 전화를 최근 부쩍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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