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창 북부소방서 119재난대응과장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시작되었다. 새해를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새해맞이 각오를 다지고자 산행을 준비한다. 산 정상에서 해돋이를 보면서 뜨끈한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기다 보면 올해 계획한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질 것처럼 행복하다.

2월의 산은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시작이 공존한다. 따뜻해진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과 복장으로 준비 없이 산행을 나서는 바람에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계절이 바뀌는 시기의 산행은 위험요소가 많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안전산행을 위해 몇가지 유의할 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첫 번째, 기상상황 확인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출발 전 개인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오르고자하는 산의 기상상태와 적설량, 온도변화 등을 점검해야 적절한 코스와 등산시간, 필요장비를 가늠할 수 있다. 특히 2월은 눈과 비가 같이 내리는 시기로 반드시 기상상황을 확인하고 날씨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두 번째는 장비와 복장에 완벽을 기해야 한다. 추위와 눈은 등산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소다. 따라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이러한 환경에 견딜 수 있는 의류와 장비다. 이 시기에 내리는 눈은 대부분 습설이기 때문에 수분의 침투를 막을 수 있는 방수의류는 필수이다. 옷은 여러 벌 겹쳐 입을 수 있는 조금 크고 가벼운 옷을 준비하고 방수·방풍 외투와 장갑을 반드시 착용한다. 대부분의 체온이 머리를 통해 발산되므로 모자를 쓰고, 찬 공기로부터 폐를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적설구간 이동을 위해 아이젠, 스패츠, 등산용 스틱을 반드시 휴대하고, 출발 전 휴대전화에 119신고앱(GPS 기능)을 설치하고 휴대용 보조배터리도 챙겨야 한다.

세 번째로 땀 조절과 체력 안배에 신경 쓴다. 이 시기 등반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체온유지이다. 저체온증은 특히 몸이 젖었을 때 나타나기 쉽다. 산행 중 땀을 많이 흘려 옷이 젖지 않도록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몸에서 발생되는 수분을 조절해야 한다. 기온이 상승하면 모자나 장갑, 겉옷을 벗어 체온과 땀 분비를 조절하고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운행이 지체되는 곳에서는 신속히 보온의류를 꺼내 입어야 한다. 귀찮다고 체온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저체온증뿐 아니라 체력소모를 불러 악천후나 작은 사고가 조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네 번째, 비상식량은 고열량 식품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일기가 불안전하고 기온이 낮은 이 시기에는 고열량 식품을 섭취하여 체온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다른 계절에 비해 짐이 무거워지는 것을 고려하여 적은 양으로도 높은 열량을 낼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비상식량으로는 초코바, 치즈, 초콜릿, 사탕, 건포도 등의 고지방·고칼로리 식품으로 준비하고 뜨거운 차나 음료가 담긴 보온병을 준비하여 수시로 수분과 열량을 보충하여야 한다.

다섯 번째, 등산 중 조난을 당했을 때는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산에서 조난이라고 하는 것은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험한 상태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길을 잃고 산을 헤매거나, 부족한 장비와 식량 때문에 탈진상태에 이르거나, 저체온증에 걸리는 등의 상황도 조난이라고 볼 수 있다. 길을 잃었을 때는 아는 곳까지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만 날이 어두워졌거나 악천후의 경우에는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된다. 이럴 경우 119에 신고를 하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체온과 체력을 유지하면서 기다리는 편이 훨씬 더 안전하다.

2월 산에서 즐기는 멋진 설경과 일출의 설레임도 좋지만 철저한 준비와 안전수칙을 지켜 산행하는 것이 나와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영창 북부소방서 119재난대응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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