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둔 정가가 가관이다. 선거 때가 되면 정당간 이합집산에다 ‘떴다방 정당’의 창당도 예사이지만 이번 4·15 총선을 앞두고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 한국당은 개정선거법의 맞춤형으로 만든 꼼수 정당 미래한국당으로 자당 소속 중진의원을 대거 보내려 하고 있다. 또 보수 야권은 통합정당의 간판을 ‘통합신당’으로 바꿀 예정이다. 안철수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면서 그 이름을 ‘안철수신당’으로 하겠다고 한다. 바른미래당에선 의원들이 제 살길 찾아 떠나버리는 바람에 당 대표가 지도부 회의를 나 홀로 주재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우리 정치는 국민에게 걱정거리가 아니었던 적이 없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여태 본 적이 없는 희한한 광경을 속속 연출하며 실망을 넘어 정치 혐오증을 키우고 있다.

울산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공천을 앞둔 울산정가에 벌써부터 흑색선거운동이 난무한다는 소식이다. 현역의원들이 모두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전직 단체장들도 대부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만만치 않은 경력을 가진 정치신인들도 대거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당과 민주당의 당내 공천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벌써부터 흑색선전과 인신공격 등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여론조사용 전화기를 설치해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공천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 만만치 않은 경력의 후보자가 많다는 것은 울산의 정치가 어느 때보다 성숙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정당당한 경쟁과 공정한 과정을 거쳐 후보를 공천하고 선거결과에 승복한다면 그야말로 성공적인 선거, 민주주의 꽃이 될 수 있다. 선거는 불과 70일 앞으로 다가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선거운동도 쉽지 않아 깜깜이 선거가 될 가능성도 높다. 언론·선관위 토론과 선거 공보물 등을 통한 차분하고도 공명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후보들의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3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보다 불과 1%포인트 낮고 한국당보다는 1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정치 혐오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추세가 선거일까지 이어지면 투표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낮은 투표율은 결국 선거결과 왜곡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국민의 뜻이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은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 아니라 눈물이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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