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포츠전문채널 ESPN
‘바닥권’ 토론토 성적 소개
류 평균자책점 1위와 대비
‘뻥 야구’ 대신 ‘정교함’ 필요

적(敵)은 내부에 있는 경우가 많다.

미국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로 2020년 시즌을 시작하는 왼손 투수 류현진(33)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뛰던 시절과는 여러모로 다른 환경에서 정규리그를 준비한다.

그중 하나가 ‘지원군’이다. 지원군이 점수를 뽑아줘야 마운드를 지키는 류현진의 어깨도 가벼워진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4일(한국시간) 인터넷판 기사에서 2020년 아메리칸리그 15개 팀의 운명을 가를 하나의 통계 수치를 구단마다 소개했다.

토론토의 수치는 ‘0.236’이다. 작년 토론토의 팀 타율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꼴찌다.

류현진이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한 점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숫자다.

작년 성적으로만 보면, 토론토 타선은 류현진의 지원군이 아닌 걸림돌로 비칠 수 있다.

토론토는 팀 홈런 247개를 쳐 아메리칸리그 5위에 올랐다. 그러나 점수를 뽑는데 홈런 만이 능사는 아니었다.

팀 타율, 팀 2루타(270개·리그 11위), 최다 삼진(1514개·5위), 팀 득점(726점·12위), 팀 볼넷(509개·11위) 등 다른 공격 지표는 바닥권을 면치 못했다.

ESPN은 랜덜 그리칙과 같은 간판타자의 타율 개선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캐번 비지오, 루르데스 구리엘 주니어 등 젊은 유망주들의 성장을 앞세워 작년보다 나은 팀 타율을 올려야 토론토의 반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유능한 타자들의 도움을 적지 않게 받았다. 저스틴 터너, 맥스 먼시, 코디 벨린저 등 ‘도우미’들이 공수에서 류현진의 승리 수확에 큰 힘을 보탰다.

다저스는 지난해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평균 5.07점을 지원했다. 작년 토론토의 경기당 평균 득점 4.48점보다 높다.

2일 미국으로 출국해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류현진은 새 팀에 첫발을 내딛는 것에 “특별할 건 없다”면서도 “토론토 구단 분위기에 적응하는 건 중요하다”고 각오를 보였다.

건강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점을 지난해에 입증한 만큼, 류현진이 캐나다 토론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연착륙하려면 동료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토론토 방망이가 ‘뻥 야구’ 대신 정교한 득점 야구를 펼치면 팀 에이스 류현진의 적응도 한결 수월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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