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 비용 부족에 새벽방송…시청자 수 적어

▲ 울산 중구 학성동 어느 미용실에서 촬영이 진행된 드라마 ‘울산큰애기’의 한 장면.

국비 등 2억7000여만원 투입
출연진·스텝비용 위주로 써
총 10회 분량의 웹드라마로
네이버TV서 8회분 볼수 있어
다음주 마지막 9~10회 올라가

“울산큰애기 ‘드라마’로 찍었다 카더만, 본 사람 있능교?”

“이경실이, 허참꺼정 나온다 카던데. 테레비에 진짜 나왔는강?”

4일 오후 울산시 중구 학성동 모 미용실. 삼삼오오 둘러앉은 아줌마들이 느닷없이 ‘울산큰애기’를 대화 주제로 삼았다.

이유는 아줌마들이 앉아있는 그 미용실이 바로 ‘울산큰애기’ 드라마의 촬영장 이었기 때문.

실제 1층 미용실은 드라마 주인공의 엄마가 운영했던 미용실로, 2층의 실제 거주공간은 주인공의 엄마가 사는 집으로 활용됐다.

본인의 일터와 삶터를 드라마 촬영장으로 한달여 이상 무상으로 내줬던 김영숙 원장은 “지난 가을에 단골들이 미용실을 다녀가면서 드라마 촬영과정을 지켜봤다. 그런데 해가 바뀌도록 드라마를 TV에서 볼 수 없자 이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울산큰애기 드라마는 이미 지난해 12월27~28일 케이블채널인 MBC드라마넷에서 전국방송으로 이틀간 방영됐다.

▲ 드라마 속 주인공이 울산큰애기 분장을 하고 활약하는 장면.

다만, 시간대가 새벽 1시 전후로 잡히다보니 시청자가 많지않았다.

울산큰애기 드라마에는 사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울산시·울산중구·울산정보산업진흥원 등이 참여했고 국비 1억9000만원 등 총 2억7000여만원이 투입됐다.

드라마 제작에 직접 참여한 강종진 울산문화산업개발원장은 “사업비(지원금)는 출연진 및 스텝 비용 위주로 사용된다. 드라마를 방송에 편성하는 비용으로는 역부족이었다”며 “케이블방송 역시 무료송출이라 가능했고, 새벽시간대 편성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봤다는 심수연(78·중구 태화동)씨는 “새벽시장, 정자바닷가, 태화강국가정원, 단골식당이 드라마에 다 나왔다. 배우들이 울산사투리를 쓰는 장면이 재밌었다. 울산에 사는 지인들이 의사, 진행자, 공무원과 같이 지나가는 보조역할로 나오는 장면도 볼수록 재미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울산큰애기 드라마를 다시 볼 수는 없는걸까.

방법이 있다. 휴대폰으로 포털사이트를 연결하면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다.

강종진 원장은 “울산큰애기 드라마는 10분씩 총 10회 분량 웹드라마로 만들어져 온라인방송(네이버TV에)에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총 8회분이 올려져 있다. 다음주에 마지막 9~10회분이 올라간다. 드라마 원제인 ‘연애 기다린 보람-내사랑 울산큰애기’를 검색하면 관련 동영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애 기다린 보람-내사랑 울산큰애기’는 울산 중구의 대표캐릭터인 울산큰애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멜로드라마다. 주인공인 ‘강보람’은 울산 중구청 관광팀 공무원으로, 주로 울산큰애기 탈을 쓰고 활동한다. 이야기는 강보람이 고복수가요제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러브스토리로 꾸며진다.

씨스타 멤버인 보라를 비롯해 조연우, 방은희, 이경실 등이 출연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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