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내 성별 불평등 개선돼야
울산 거대 양당 여성 출마자 전무

▲ 이왕수 정치부 차장

씨가 말랐다고 표현해야 할까. 제21대 총선을 60여일 앞둔 현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울산지역 6개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여성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없다. 민주당에선 남성만 16명, 한국당에선 남성만 15명 등록했다. 어찌된 일인지 여성은 타천으로조차 거론되지 않는다. 중앙당 차원의 여성 인재영입 및 전략공천 없이는 이번 울산 총선에서 양당 소속 여성 출마자를 볼 수 없다.

물론 울산에서 민주·한국당 여성 후보는 없지만 다른 4개 정당에서 6명의 여성 후보를 냈다. 민중당과 국가혁명배당금당 각각 2명, 노동당과 민주평화당 각각 1명이다. 배당금당과 평화당 예비후보의 경우 지역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고, 민중당·노동당 소속은 오랜기간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했거나 기초의회 의원을 역임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군소정당 소속이다보니 두터운 지지층을 가진 거대 양당 후보에 비해 당선 가능성이 낮은게 현실이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고, 울산 역시 절반이 여성이라고 하지만 당선은 차치하고 출사표를 던진 여성의 비율이 13%(47명 중 6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국 평균(30%)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지역 거대 양당 소속 여성 정치인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비단 이번 선거뿐만이 아니다. 최근에 치러진 선거에서 양당 소속으로 여성이 출마한 선거는 기껏해야 기초의원 또는 광역의원 선거였다.

국회의원과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9년 전인 지난 2011년 4월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임명숙 후보를 낸게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민주당은 2018년 이전 선거까지 후보자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다보니 남성, 여성을 구분할 상황이 아니었다.

특히 지방정부·의회를 오랜 기간 장악했던 한국당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여성정치아카데미를 통해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여성에게 허용된 최고 높은 자리는 ‘시의원’이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몸집을 불린 민주당 역시 남성이 중심이 되고 지역위원장도 남성이 도맡았던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한국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OECD 가입국 성별 임금격차에서 1위의 불명예를 매년 차지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성별 격차 지수에서 한국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여성으로서 겪는 불평등과 남성의 사회적 우위 독점이 여전하다고 한다. 여성 정치인이 적은 우리나라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각 정당들이 당헌·당규를 통해 여성 공천 30%를 규정하고 가산점도 주고 있지만 아직은 총선에 도전하는 여성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설사 출마하더라도 진입 장벽 또한 만만치 않다보니 울산 여성의 국회 진출이 쉽지 않은건 사실이다.

20대 국회에는 역대 가장 많은 51명의 여성의원이 활약했다. 지역구 당선자도 26명이나 됐다. 여성의원이 늘어나면서 여성 정책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한다. 울산에서도 양성평등을 실현하고 생활정치 비중을 높일 여성 정치인 양성이 시급하다. 사회적 약자 차원에서 여성을 보호하는데서 나아가 일상속 젠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유권자의 한 명으로서 울산 정치권 특유(?)의 하늘보다 높고 강철보다 단단한 유리천장이 언제쯤이면 깨질지 궁금하다. 이왕수 정치부 차장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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