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개월은 지나야 사태 잠잠해질 듯
그동안 외출 자제하고 위생에 신경쓰길
기존 환자들 감염 걱정말고 진료 받아야

▲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새해가 시작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아 온 세상이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신종코로나) 감염 공포에 떨고 있다. 학생, 직장인 그리고 소상공인들 모두 올 한해 이루고자 하는 꿈을 펼쳐 보려고 준비하는 이참에 이런 예상치 못한 악재(惡材)가 벌어지고 말았다. 더불어 오랜 침체에 빠져있던 지역 경제가 올해부턴 좀 나아지려나 기대했는데 오히려 더 어려운 시련을 감내해야 할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려운 문제를 겪지 않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건 적건 크건 작건 간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힘든 일을 경험할 수밖엔 없다. 이는 가정, 사회 그리고 국가도 예외일 수 없다.

다만, 차이가 나는 것은 눈앞에 닥친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 이다. 예를 들면, 한 가정 또는 직장이 건강한 가 그렇지 못한 가는 평화로운 상황에서는 구성원들이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어떤 시련이 가정이나 직장에 닥치면 바로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건강하지 못한 가정이나 직장은 문제 앞에서 합심하기 보다는 남 탓, 네 탓하기에 바쁘고 흩어져 버린다. 서로 단합해서 온 힘을 써도 힘든 마당에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택하니 닥친 문제보다 오히려 더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를 드물지만 보게 된다.

그러나 건강한 가정이나 직장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구성원 간 평소 티격태격하던 사이라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일치단결해서 그 어려움이 해결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힘들 때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우리 울산은 돌이켜 보면 어려운 일을 한두 번 겪어 본 것이 아니다. 지자체, 보건소 그리고 의료기관을 포함한 유관 기관들이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노력하고 있어 이번 어려움도 슬기롭게 벗어나리라 기대한다.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는 앞으로 최소 3개월은 지나야 잠잠해질 것 같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설사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가벼운 증세를 보이다가 회복되고 있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망에 이른 경우는 없으며 주로 발원지로 추정되는 중국 우한 지역 감염자에서 생기고 있다. 현재까지 자료를 토대로 보면 사망률은 1.5~2% 정도로 추정되며 이는 매년 발생하는 독감의 사망률과 비슷한 정도이다. 또한 12세 미만 아이들에서는 감염이 되더라도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세로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 시 중증(重症)으로 악화될 수 있는 인자로는 중노년층, 당뇨, 고혈압 그리고 암 등이다. 따라서 이런 위험 요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당분간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해야 하며 눈비빔, 코파기 그리고 입안에 손 넣기 등은 가급적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외출 시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마스크를 벗을 때 마스크의 바깥면을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외출 후 집에 들어오면 우선 손 씻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아울러 발열, 기침, 가래 그리고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울산에는 감염내과 교수를 포함한 전문 의료진과 감압시설을 포함한 제대로 된 격리병상을 갖춘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이 있어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과거 사스 그리고 메르스 사태 때 다행스럽게도 울산에선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의심 환자들이 있어서 이들에 대한 대처 그리고 관리 경험을 충분히 갖고 있다. 만약, 신종코로나 감염 확진자가 울산에서도 나타난다면 환자의 관리, 동선 그리고 격리병실 입원하는 과정 등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차단되도록 단단히 준비되어 있다.

그러므로 평소 병원 진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신종코로나 감염을 걱정하여 예정된 진료나 계획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 지나친 걱정과 우려로 적절한 진료시기를 놓쳐 중한 병을 늦게 발견하거나 악화되어 고통 받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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