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V바이러스, 영아에게 더욱 위험

감염땐 모세기관지염·폐렴 등 발병

노로·로타바이러스도 겨울철에 빈번

사람 많은곳 피하고 개인위생 철저히

▲ 이병기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어린이를 진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키즈카페나 실내놀이터 등도 연일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신종 코로나 사태에 독감, 로타바이러스, RSV 바이러스 등 겨울철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어린 자녀들과 함께 하는 외출이 부쩍 줄어든 것이다. 이병기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겨울철 영유아 유행병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독감·RSV·마이코플라즈 등 호흡기 감염병 주의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의 줄임말인 RSV 바이러스 감염증은 영아의 50~70%가 생후 1년 내에 감염되며 4세까지는 거의 모든 어린이가 1회 이상 감염된다.

성인은 감기 정도 가벼운 증상으로 넘어가지만, 영유아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 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환자는 매년 11~2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이병기 전문의는 “RSV는 해마다 겨울철에 유행하며, 입원률이 0.5~4%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세 이전, 특히 나이가 6주에서 7개월 사이라면 RSV가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1세 이후가 되면 그 경우는 적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환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독감은 다행히 유행기간을 넘어섰다. 독감은 보통 12~1월에 몰리고, 2월에 접어들면 환자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밖에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으로 마이코플라즈도 주의해야 한다.

◇장관 감염증 일으키는 노로·로타바이러스

식중독은 흔히 여름에 조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는 겨울철에도 안심할 수 없다. 겨울철 식중독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5년간 평균 11~1월 발생률이 연중 대비 54% 차지해 매우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노로바이러스는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반면, 로타바이러스는 주로 만 5세 미만의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로타바이러스의 경우 예방백신이 있어 사전 예방도 가능하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환자와의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인해 외부 활동보다는 실내 활동이 늘어나고, 개인위생 관리가 소홀해지는 점도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감염 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은 1~2일 내 구토·설사 등이며, 복통이나 근육통·탈수·두통 등을 동반한다. 보통 1~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은 심한 설사나 구토로 인한 탈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외출시에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뿐만 아니라 겨울철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의 경우 기저귀를 간 다음 손을 타고 전파되고 기저귀를 찬 아이가 있는 어린이집에서 발병 비율이 높다.

이 전문의는 “아이의 손뿐만 아니라 부모, 보육교사의 손도 잘 닦아야 한다. 손바닥, 손톱 밑 등 꼼꼼한 손씻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집안 온도와 습도, 청결 관리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매개해 감염되는 질병인 만큼 사람이 많은 장소에 아이를 데려가지 않는 것과 마스크 착용이 더 중요하다.

이 전문의는 “호흡기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장관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또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하며, 특히 의료기관 방문 시에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가 없는 경우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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