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회 20여개 일정 변경
중국 경기 대부분 취소·연기돼
축구·역도 등 무관중 경기 속출

프로야구·축구 개막 앞둬
2월말~3월말 정규리그 막올라
시작부터 고전 면치 못할수도
코로나 감염 확산 저지에 총력

도쿄올림픽 예선 진행 차질
감염 우려 경기장소 잇단 변경
올림픽 조직위·IOC 부인에도
올림픽 연기·취소설 나오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 사태로 스포츠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창 시즌을 진행 중인 겨울철 스포츠의 대명사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는 관중 급감 사태에 직면했다.

온 국민의 시선이 신종코로나에 쏠린 사이 해당 종목의 TV 시청률도 떨어졌다.

16일 현재 159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하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대한체육회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 예선전이 신종코로나 사태로 취소되거나 연기된 바람에 일정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고, 선수들도 컨디션 조율에 애로를 겪는다.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보면, 신종코로나 발생 직후 일정 변경된 전 세계 스포츠 이벤트는 20개가 넘는다.

신종코로나의 발원지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가 주로 취소 또는 연기됐다.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우리나라보다 더 많이 발생한 태국, 싱가포르에서 열릴 대회도 취소를 피하지 못했다.

도쿄올림픽 여자 농구 최종예선은 2월6~9일 중국 포산이 아닌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렸다. 우리나라는 천신만고 끝에 영국을 물리치고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도쿄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은 장소와 시기를 모두 변경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월3~14일 중국 우한에서 열기로 한 대회를 3월3~11일 요르단 암만에서 개최하기로 바꿨다.

여자 축구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 B조의 장소도 감염 우려로 중국에서 호주로 바꿔야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무국은 2월 말에서 3월 초로 예정한 혼다 LPGA 타일랜드(태국),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싱가포르), LPGA 블루베이(중국 하이난) 3개 대회를 모조리 취소했다.

카자흐스탄 2020 아시아수구선수권대회에서 도쿄올림픽에 도전하려던 한국 수구 대표팀은 기회조차 빼앗겼다.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 이 대회가 신종코로나 사태로 취소된 탓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순위로 올림픽 출전국과 최종 예선 출전국을 결정함에 따라 5위에 머문 한국 수구는 도전 기회마저 얻지 못하고 올림픽 꿈을 접었다.

신종코로나 사태 발발 후 관중 입장을 원천봉쇄하는 대회도 속출했다.

지난달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상하이 상강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이달 27일부터 3월3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제1회 동아시아 국제역도대회도 ‘관중 없이’ 열린다.

프로농구의 하부리그인 D-리그도 10일부터 무기한 무관중 경기로 일정을 운영한다.

프로배구 주중 평균 관중은 신종코로나 사태 직전과 비교해 19% 감소했다. 프로농구 관중도 2월 초 현재 평균 500명 정도 빠졌다.

각 체육 단체들은 정부 대책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춰 감염 확산에 총력을 기울인다.

체육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요람으로 특수 훈련 시설인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감염 청정지역’으로 유지하고자 설 연휴 직후 출입문 정문에 열감지기를 설치해 출입 인원 전원의 발열을 체크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을 취재하려는 언론사에도 되도록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한국농구연맹(KBL)도 경기장마다 열감지기와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마스크를 배포한다.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KBO 사무국이 작년 미세먼지와 황사 대비 차원에서 확보해 각 구단에 나눠 준 마스크를 급히 회수해 배구와 농구 단체를 지원했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않는다면 각각 2월 말과 3월 말 정규리그의 막을 올리는 프로축구, 프로야구는 시작부터 고전을 면치 못할 수도 있다.

실내에서 경기하는 배구나 농구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실외 경기장을 사용하는 종목 특성상 해당 단체들은 신종코로나 확산 저지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게다가 관중마저 찾지 않는다면 초반 인기몰이에도 치명타를 맞는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IOC도 신종코로나 사태 추이를 결연한 심정으로 지켜본다.

지구촌을 강타한 신종코로나 사태가 봄에도 이어진다면 올림픽을 취소 또는 연기할 수 있다는 확인되지 않는 전망과 예상이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도쿄 조직위와 IOC는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올림픽 취소 또는 연기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WHO의 역할은 (질병 등의) 위험 평가와 기술적 조언을 하는 것”이라며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는 주최국에 달렸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