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반구대암각화보존연구소
학술서 ‘바위구멍 암각화’ 펴내
풍요·다산 기원하며 새긴 성혈
울산 삼남면 방기리 등 37곳 조사

▲ 울산 울주군 방기리 알바위에 새긴 성혈(흰 원안 표시).

한국 고대 암각화는 반구대암각화의 동물문양 뿐 아니라 의미를 알 수 없는 기하학 문양이나 줄무늬도 많다. 그 중에는 동그렇게 패인 듯한 알모양도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한반도 암각화 연구에 앞장서 온 울산대학교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가 고대의 ‘바위구멍’에 관한 학술연구서 <한국의 바위구멍 암각화>를 펴냈다.

바위구멍이란 자연바위나 고인돌에 새긴 둥근 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성혈(cup mark)이라 부른다. 바위에 새긴 홈, 또는 홈과 홈 사이를 선으로 이어 특정한 내용을 드러내거나 의도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런 유적을 바위구멍 암각화로 규정할 수 있다.

바위구멍 암각화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새긴 것이라는 주장이 있고, 단순히 바위에 홈을 내면서 소망을 빌던 흔적이라는 설도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삶의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역에 널리 분포하는데, 이번 연구서에는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발견된 바위구멍 암각화 유적 정밀조사 결과를 담았다.

조사대상은 자함안 동촌리 고인돌, 경주 서악동 암각화 바위, 포항 신흥리 오줌바위 등 국내 37개소 유적에서 조사된 553점의 바위구멍 암각화다. 이에 대한 유형별, 지역별 분류 통계표 및 개별 암각의 실측치가 모두 제시된다.

특히 울주군 삼남면 방기리 알바위에 새겨진 23점의 바위구멍 암각화를 종합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실었다. 지역 학술서로는 처음이다.

이번 연구서는 2019년 발간한 학술연구총서 5집 <한국의 윷판 암각화>와 영문판 연구서 <울산 반구대암각화>의 후속 작업이다.

전호태(울산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소장은 “아직은 모호한 상태에 있는 바위구멍 암각화의 내용과 성격을 다양한 방식으로 짚어내고자 했다. 이번 연구서는 암각화학을 포함한 선사미술 연구는 물론 종교학과 민속학, 그리고 역사학과 고고학, 문화사 연구에 의미 있는 자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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