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전통시장 매출액 최근 평년보다 30% 이상 급감

▲ 경기침체와 더불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까지 겹치면서 울산지역 전통시장들의 경영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18일 울산번개시장이 손님 감소로 썰렁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휴업하는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근에 외국인 많이 거주하는
번개시장은 휴·폐업 점포 속출
백화점·대형마트는 ‘회복세’

“가게 문을 열어놔도 시장에 손님이 없습니다.”

18일 오후 1시께 찾은 울산 남구 번개시장 골목은 손님 수를 손에 꼽을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시장 상인들도 손님이 없자 하릴없이 매대를 정리하거나 가게 청소 등을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을 뿐이었다. 또한 시장 골목마다 최근 들어 가게를 쉬면서 비어있는 매대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한 신발가게 주인은 “안 그래도 울산경기가 계속 안 좋았는데 최근에 신종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시장 경기가 최악이다. 오늘도 점심이 지나도록 아직 마수를 못했다”며 “하도 장사가 안되니 최근 들어서는 아예 며칠 장사를 안하고 쉬는 가게들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찬가게 사장은 “장사가 업이다 보니 매일 나와서 가게를 지키고 있지만, 요즘은 하루에 손님을 10명도 못 받으니 이번달 월세나 건질까 싶다”며 “지난해부터 계속 어렵다고 했지만 지금은 시장상권이 아예 죽어버렸다”고 토로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울산지역 전통시장들의 경영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전통시장들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매출액은 평균 30% 이상 급감했으며, 휴·폐업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울산시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울산지역 전통시장들의 매출액이 평년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특히 울산번개시장의 경우 인근에 중국인 등 외국인 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신종코로나로 인한 여파가 더욱 크게 미치면서 휴·폐업하는 점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박진식 울산번개시장상인회장은 “번개시장 뿐만 아니라 울산지역 전통시장들이 모두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다. 특히나 지난해부터 ‘아시아인 일요장’을 실시하고 있는데 신종코로나 사태로 2월에는 휴장했다”며 “3월부터는 다시 일요장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장터 분위기가 살아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침체된 전통시장과는 달리 울산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계의 경기는 신종코로나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울산점의 경우 신종코로나가 발발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전년대비 입점고객 20%, 매출액은 14%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 10~17일까지 입점고객과 매출액은 전주대비 15%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 울산점 관계자는 “신종코로나가 한창 확산될 무렵 감소했던 입점고객과 매출액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회복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메가마트 울산점은 지난 10~16일까지 매출액 및 고객 수를 분석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소폭의 신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마트 울산점도 최근 한달여간 고객 수와 매출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는 등 대형마트에서는 신종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종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등 개인위생용품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20배 가량 증가했다”며 “일부 품목의 매출액 신장률이 마트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최근 신종코로나와 관련 큰 변화 없이 기존에 계획했던 목표 매출액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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