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매장문화재 시·발굴작업
넓은 면적에 아직 초입단계

▲ 울산 다운2 보금자리주택지구 일원에서 매장문화재 시·발굴조사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 울산지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새로운 유적과 유물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 지역사 및 역사문화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매장문화재 시·발굴작업
넓은 면적에 아직 초입단계

내달 10일 현장자문위 열고
그동안의 작업 결과 공개
문화재출토 가능성 기대

울산다운2 보금자리주택지구 일원에서 매장문화재 시·발굴조사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

울산지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새로운 유적과 유물의 출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지역사 및 역사문화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본보 취재팀이 지난 18일 울산시 중구 다운동과 울주군 서사리 일원을 직접 방문했다.

현장 곳곳은 이미 파헤쳐져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촌집, 과수원, 식당, 노인정, 비닐하우스 그리고 온갖 작물이 재배되는 경작지가 있던 곳이 모두 붉은 먼지 흩날리는 대규모 나대지로 변한 것이다. 현장 곳곳은 본격 발굴이 이뤄지기 전 굴삭기로 땅을 얕게 파서 살피는 시굴의 흔적들로 가득했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 면적은 울산시 중구 다운동, 울주군 범서읍 서사리와 척과리에 걸쳐 무려 185만9167㎡(56만2000여평)에 이른다. 중구 다운동 일원은 1995년 첫 발굴조사 이후 선사에서 삼국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유적이 중첩되고 집화 된 곳으로 추정 돼 왔다. 매장문화재 시발굴 조사는 이 곳에 대단위 공동주택 건립전에, 우리가 몰랐던 유구나 유물을 미리 수습하고 가치에 따라 어떻게 보존처리를 할 것인지 알아보는 과정이다.

수십여 곳 시굴조사 흔적 중 20여명 이상의 인부들이 모여서 발굴조사를 한창 벌이는 곳도 있었다. 중구 다운동에서 척과천변 수영장을 지나 경주방면으로 가다보면, 도로 오른편 다운교 건너 민둥 언덕배기다. 그 곳에서 인부들은 허리를 수그리고 쪼그려 앉은 채 아직은 땅 속에 박힌 온갖 출토물을 붓으로 일일이 털어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몇몇 학예사는 인부들의 작업이 마무리 된 곳에서 수백년, 혹은 수천년만에 땅 위로 모습이 드러 난 현장의 모습을 데생으로 스케치를 하면서 기록화로 남기는 작업을 이어갔다.

세종문화재연구소가 지난 연말부터 시작한 매장문화재 시·발굴 작업은 이제 겨우 초입단계를 벗어난 수준이다. 면적이 넓다보니 한 곳에서 동시에 진행할 수 없어 현장 여기저기를 오가면서 상황에 따라 시굴과 발굴을 번갈아 이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달석 세종문화재연구소 부장은 “작업기한은 올 연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굴은 비공개 작업이 원칙이다. 사업시행기관인 LH와 문화재청과의 관계도 있어 현장정보를 언론에 노출시키기는 어렵다. 다만, 한달 뒤인 3월10일께 현장에서 자문위원회를 개최하는데, 그 동안의 작업결과는 그 때 공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진행되는 발굴조사 결과는 이미 지역사와 청동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삼국에 이르는 시대사 연구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받고 있다. 울산은 단위 면적당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청동기시대 유적을 보유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시기에는 엄청난 규모의 마을들이 형성되면서 비로소 울산지역 고유한 문화가 표출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척과천을 옆에 낀 울산다운2 보금자리주택지구 일원이 바로 그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청동기시대 취락 및 토기연구 전문가인 김성식 울산발전연구원 팀장은 “중구 다운동에서 경주 외동읍까지 이어지는 곡간지를 따라 부분부분 촌락이 발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척과천이 흘러 경작지와 가깝고, 배후산지가 있어 채집도 가능했다. 시발굴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확정할 수는 없으나, 발굴조사면적이 워낙 넓다보니, 새로운 유구와 문화재출토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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